[바다가 미래다] 해양시대 주역 / 현대건설‥항만ㆍ매립 분야 세계적 명성

조력발전 등 친환경사업 진출

현대건설은 일반건축 분야 외에 국내외 각지에서 굵직굵직한 해양 관련 개발을 주도하고 개척해온 회사다. 특히 매립ㆍ항만 건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경험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1981년 영산강 하구언 공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4월 세계 최장인 총 33km에 이르는 새만금 간척공사까지 모두 현대건설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 서산간척지 개발에선 폐유조선을 가라앉혀 물막이 공사를 한 '유조선 공법'으로 해안간척의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새만금 간척공사에선 주공사인 방조제 공사 33km 중 2공구 9.9km의 시공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공사의 하이라이트인 최종 끝막이 공사도 담당했다. 또 가력배수갑문시설 유지관리와 신시배수갑문 설치공사 등 관련 공사를 도맡아 수행,새만금 간척공사의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새만금 간척공사는 2008년 말까지 방조제 내에 토지와 담수호를 조성하는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방조제와 배수갑문 주변으로는 △생태예술파크 △바이오파크 △야생화 공원 △전망대 △풍력발전시설 등 부대시설이 들어서 친환경 관광 및 체험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단순한 간척만이 아니라 생태환경과의 조화도 고려한 복합개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현대건설의 기술력은 일찍부터 해외에서도 높이 평가받았다. 2000년부터 올 9월까지 수행된 싱가포르 주롱 앤드 투아스 매립공사는 부족한 국토를 늘리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대건설이 주도했다. 주롱섬 및 투아스 지역에 대단위 석유화학단지 조성을 위한 총 2458ha를 매립하는 공사에서 일본과 네덜란드 업체들의 경쟁을 뚫고 바다모래를 이용해 수심 약 25m 지역을 매립했다. 1980년대 말레이시아 페낭대교 건설은 조류가 센 지역의 다리건설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개통 당시 페낭대교는 동양 최대,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다리였다.

세계 건설업계에서 20세기 최대의 역사(役事)라고 불렸던 주베일 산업항공사(1976~1980)는 현대건설이 수행한 항만건설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성과다. 당시 우리나라 예산의 25%에 해당하는 공사금액이 걸린 주베일항 건설은 현대건설뿐 아니라 한국 건설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현대건설은 주베일항 공사로 세계 건설계에서 아시아의 후발업체에서 세계 항만건설 사업을 주도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 곳에 건설된 해상유조선 정박시설(OSTT)은 30만t급 유조선 4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로 500만t의 재킷 89개,직경 1~2m의 파일 660개 등을 포함해 10t이 넘는 철구조물과 송유관과 콘크리트 보드로 이뤄져 있다.

과거 현대건설이 매립과 간척,대규모 항만공사에서 입지를 굳혀왔다면 최근 들어서는 조력발전 등 환경 친화적인 건설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환경파괴를 줄여 나가는 건설기술을 개발하고 신ㆍ재생 에너지 분야 기술개발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