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코리안리, M&A방어 공동대응

신영증권과 코리안리가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난주 시차를 두고 상호 지분 교차 매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달 22일 미국계 노이버거앤버만(Neuberger N Berman)으로부터 신영증권 주식 30만주(3.20%)를 사들였다.총 금액은 195억원이었다.

이로써 원혁희 코리안리 회장과 코리안리가 보유한 신영증권 지분율은 6.86%로 높아졌다.

1주일 뒤인 29일에는 신영증권이 이에 상응하는 코리안리 자사주 150만주(1.34%)를 199억원에 사들였다.신영증권은 우량주 장기 투자로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취득 목적을 밝혔다.

코리안리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는 명목적인 이유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실제는 코리안리 최대주주인 원 회장과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의 경영권을 견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적대적 M&A에 대비해 지분을 교차 보유하면서 '백기사'를 마련해 둔 셈이다.

사실 코리안리는 자사주를 팔아 신영증권 주식을 사들여 자기자본 확충과는 거리가 좀 멀다.지분 교차 매입은 최근에도 몇 차례 더 있었다.

부국증권은 시간외거래를 통해 한국단자공업 지분 3.84%(40만주)를 98억원에 취득하고 한국단자공업도 부국증권 지분 3.57%(37만주)를 113억60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들은 공공연히 부국증권 경영권 안정을 이유라고 밝히며 '백기사'임을 자청했다.업계 전문가는 "자사주를 더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가 있을 수도 있는데 최대주주 경영권 안정만을 위해 특정인에게 자사주를 넘기는 것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