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노사 '대타협' 준비중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3사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대타협을 하기 위해 볼보 등 돈 되는 자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드자동차가 그동안 꾸준히 이익을 내온 볼보자동차를 매각키로 한 것은 오는 20일 시작되는 UAW와의 산별교섭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자에서 보도했다.GM도 80년 가까이 소유해왔던 알리슨 트랜스미션 부문을 56억달러에 매각키로 합의하는 등 현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GM은 이와 함께 각종 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최근 들어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GM과 포드가 이처럼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면서까지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 산별교섭에서 '퇴직자 의료비펀드(VEBA)'를 설립해 퇴직자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한꺼번에 털어내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즉 회사 측이 한꺼번에 거액을 투자해 VEBA를 설립한 뒤 노조에 운용토록 하고 의료비 부담을 펀드에서 책임지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회사 측은 의료비 부담에 대한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데다 의료비에 대한 추가 부담을 떨칠 수 있게 된다.

노조 측도 일정 정도 의료비 혜택을 양보하더라도 VEBA의 수익금을 통해 이를 단계적으로 상쇄할 수 있어 조합원의 큰 반발 없이 양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포드의 경우 퇴직자 의료비 부담을 덜 경우 무려 260억달러의 부채가 한꺼번에 사라지게 된다.

이런 목적이 성과를 내려면 VEBA에 투자할 수 있는 목돈이 필요하다.

포드는 이를 위해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물론 볼보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GM과 포드는 VEBA에 대한 출연 외에 노조에 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대신 일정액을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서도 상당한 현금이 필요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와 UAW는 이미 지난달 시간당 27~28달러인 기본 임금을 14달러 수준으로 삭감하되 3년 동안 매년 3만5000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키로 하는 대타협을 성사시켰다.

GM과 포드도 이런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월가에서는 보고 있다.

UAW는 이번 산별협상에서 상당한 양보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기대감으로 인해 최근 GM과 포드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만일 '빅3'가 대타협에 성공해 의료비 부담 등을 덜어낼 경우 현재 70~75달러인 노동비용이 일본 업체들과 같은 수준인 시간당 30달러로 낮아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