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작전 경고 전단 살포 … 아프간 주민 대피령

탈레반이 제시한 최종 협상시한(한국시간 1일 오후 4시30분)을 넘긴 1일 아프가니스탄 군이 한국인 21명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의 현지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을 경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함에 따라 아프간 군이 군사작전을 통해 이번 사태를 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인질 석방 협상이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아프간 국방부는 이날 헬기들을 동원해 뿌린 전단에서 "우리는 이 지역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하려 한다"면서 "주민 여러분들은 안전을 위해 정부가 통제하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군당국은 언제,어디서 군사작전에 돌입할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오후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한이 지났지만 우리는 교섭을 선호한다"며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탈레반 사령관인 압둘라 잔의 측근 지휘관도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Pajhwok Afghan News)에 협상 시한이 지난 이후 아프간 정부 측이 시간 단위로 시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디는 이어 한국인 인질 4명을 추가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알 자지라 방송과 파지와크 통신 등 일부 외신 보도를 부인했다고 연합뉴스가 아프간 소식통과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인질 21명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 측과 직접 접촉에 나섰다.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탈레반 측과 직·간접적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다각적으로 접촉 중이고,접촉의 폭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주요 외신들은 아프간군이 한국인 인질 21명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개시됐다고 보도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주둔 연합군은 "현재로서는 (인질구출) 작전에 대해 알지 못하며 군사작전이 전개되고 있다는 어떠한 보도에 대해서도 그 유효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부인했다.아프간 내무부도 구출작전 개시설을 부인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도 군사작전이 개시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그 내용을 확인할 만한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공식 부인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전제로 추측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밝힌 뒤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한국 인질들이 안전하게 석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와 관련,천호선 대변인은 "군사적 행동에 반대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지 국제치안유지군과 아프간 정부도 잘 알고 있고,한국의 동의없이 군사작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