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15일째] 美, 인질사태 개입할까

"두 지도자의 관심사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이 오는 5,6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해 1일(미국시간) 밝힌 내용이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한국인 인질문제가 우리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면서 "이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지만 두 지도자의 관심사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미국이 '테러집단에 양보 없다''테러집단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천명했으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피랍사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주목된다.

한국인 인질 21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은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아프간에서 대 테러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아프간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석방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미국의 전통 우방국으로 다산,동의부대를 아프간에 파견해 미국의 테러전쟁을 간접 지원하고 있어 미국이 이번 피랍사태에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도 있다.하지만 피랍자 가족 등 한국 일각에서 일고 있는 기대대로 미국이 쉽사리 움직여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테러범들에게 양보하면 궁극적으로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니 인질범이나 테러범들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게 지난 수년간 미국의 일관된 정책"이라면서 "우리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인질의 안전한 석방에 관심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