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배꼽잡는 몸 개그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1990년대 영국의 TV시리즈로 방영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을 받은 미스터 빈이 영화로 나왔다.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는 빈 역을 맡은 로완 앳킨스가 말보다 행동이나 표정으로 웃기는 '몸개그'의 진수를 보여준다.빈은 교회의 추첨 행사를 통해 프랑스 칸 여행권과 최고급 캠코더를 얻으면서 여름 휴가를 떠나게 된다.

첫 눈에 반한 매력적인 여배우 사빈느(엠마 드 칸니스)와 동행하는 행운까지 거머쥔 빈.

그러나 영리한 러시아 소년 스테판(맥스 밸드리)을 우연히 데리고 가게 되면서 유괴범으로 오인된다.인도가 아닌 차도로 다니고,눈앞에서 기차를 놓치고,여권과 티켓 분실을 일삼는 우여곡절 끝에 빈 일행은 칸에 도착한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시장에서 구걸에 나선 미스터 빈이 춤을 추며 립싱크로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mio babbino caro)'를 부르는 장면은 배꼽을 쥐게 만든다.

빈이 칸에서 캠코더로 어설프게 찍은 사빈느의 동영상을 상영하는 장면도 웃긴다.'스파이더맨'의 악당 '고블린' 역을 맡았던 윌렘 데포가 자아도취증에 빠진 예술감독으로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

환상적인 칸 영화제가 배경으로 소개되는 것도 눈을 즐겁게 한다.

마지막에 스테판이 억지스럽게 아버지를 재회하는 등 엉성한 구성은 눈에 거슬린다.하지만 어차피 이 영화가 처음부터 코미디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흠은 아닌 것 같다.

단 대부분의 웃음이 빈에 의존하기 때문에 몸개그나 슬랩스틱을 좋아하는 관객들만 보는 것이 좋을 듯.15일 개봉.전체.

서욱진 기자/이유진 인턴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