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파업 28일만에 마무리… '무노무임' 병원측 원칙 통했다

연세의료원 노사가 6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받아들임에 따라 28일째 지속되던 파업사태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연세의료원 산하 신촌,영동,용인 세브란스 병원,광주정신건강 병원 등 4개 병원은 7일 오전 8시부터 정상 진료에 들어간다.

연세의료원 노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중노위 사무실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에서 중노위의 임단협 조정안을 수용했다. 노사 양측은 총액 대비 임금을 3% 인상하되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총액임금 대비 1.7% 안팎의 소요재원을 별도로 확보하고,노조는 의료원의 주요 정책에 기여한 보상으로 올해에 한해 30만원의 일시금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 기간 선결조건으로 내건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다인병실 확대 운영 등 공익사안은 최종 조정안에서 제외됐으며 간호등급제 상향 조정은 4분기 정기노사협의회부터 협의하는 선에서 합의됐다.

이처럼 노조가 지난달 23일 선결조건이 구체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며 거부했던 중노위 조정안을 이날 그대로 받아들인 데는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병원 측의 강경한 입장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병원 측은 지난달 조합원들을 업무방해 등으로 검찰에 고소하고 동시에 조합원 27명에 대해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겠다고 노조를 압박해 왔다.

병원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합의를 했지만 민·형사 소송,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철저히 지키겠다고 밝혀 종전의 법과 원칙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무노동 무임금은 어느 정도 감수하겠지만 파업 참여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거나 징계에 나선다면 추후 협상과 한국노총과의 연계를 통해 막겠다"고 말했다.

지훈상 연세의료원장은 "전 교직원이 힘을 합쳐 가까운 시일 내에 정상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파업으로 가장 부담이 컸던 수술실 및 암환자 병동 등에 특별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 의료원은 이번 파업으로 외래진료는 평소의 70%,입원 50%,수술은 30% 수준으로 감소되면서 28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