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이제는 미술품 투자시대…줄잇는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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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설악풍경' 5년만에 9배차익 '대박'
미술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미술품 컬렉터들의 '대박'사례가 이어지고 있다.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작품을 수집해온 컬렉터들은 최근 작품값이 급등하면서 평가 차액이 크게 늘어났고 일부 초보 투자자들까지 단기간에 투자액 대비 두 배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면서 '아트테크'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틈만 나면 서울 인사동 청담동 평창동 등 화랑가를 돌며 작품 수집하는 것이 취미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 미술품 사모으는 것이 좋아서다.2002년에는 인사동에서 김종학씨의 100호 크기 작품 '설악풍경' 한 점을 6500만원에 구입했다.
당시 미술시장이 침체돼 있던 터라 그림을 구입하는 데 상당히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 화려한 색감의 구상작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큰맘 먹고 그림을 샀다.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지난 7월 서울옥션 경매에 내놓은 이 작품은 작품성이 좋아서인지 5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김종학씨 작품 가운데 경매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단순계산으로 5년 만에 9배 이상 차익을 남겼다.그는 요즘도 시간만 나면 주요 갤러리들을 방문해 투자 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알아보고 있다.
또 다른 미술품 애호가 박모씨(62)는 1965년 도상봉씨의 10호 크기 작품 '라일락꽃'을 인사동 선화랑의 김창실 대표의 권유로 1만원에 구입했다.
박씨는 최근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작품가격이 치솟자 이 작품을 인사동에 1억5000만원을 받고 되팔아서 딸 시집보낼 때 요긴하게 썼다.
40년 동안 2만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소장한 사람들의 '대박'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K옥션 경매에서 국내 경매최고가인 25억원에 팔린 박수근의 '시장 사람들'은 1965년 주한 미군이었던 로널드 존스씨(66)가 다른 소품(변형2호)과 함께 320달러에 구입한 후 2005년 한국인 컬렉터에게 12억원에 팔았고,지난해 또 다른컬렉터가 19억원에 사들였다.
존스씨는 예외로 하더라도 박씨 작품에 투자한 한국인 컬렉터는 1년 사이에 각각 7억원,6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또 박수근의 '농악'은 컬렉터 이모씨가 2002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2억원에 매입한 작품이다.
이씨는 이 작품을 5년간 소장하다 이번 서울옥션 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받아 5년 사이에 8억원을 벌어들였다.
일부 개미투자자들 역시 미술품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서울 중계동 K아파트 32평에 살고 있는 한양증권 여의도 지점 김모씨(38)는 지난해 말 가나아트 갤러리 이옥경 대표의 권유로 젊은 작가 안성하씨의 작품 '담배(90.9×67.5cm)'를 360만원에 샀다.
회사에서 받은 성과급 200만원에 여윳돈 160만원을 보탰다.
주식투자로 작년에 1000만원 가까운 돈을 날려버린 탓에 처음엔 그림 구입을 망설였으나 미술시장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보고 결정을 내린 것.미술시장의 활기가 이어지면서 구입 3개월 만에 작품값이 800만원까지 치솟았다.
3개월 동안 작품을 감상하고 그림값도 두배 이상 올랐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 PB팀에서 근무하는 김모씨(34)는 계(契)를 통해 그림투자로 수익을 올린 케이스.김씨는 지난해 10월 미술에 관심 있는 동료 24명과 함께 '그림계'를 만들어 매달 10만원씩 붓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주자로 240만원의 곗돈을 탄 김씨는 인사동 화랑에서 홍경택씨의 10호 크기 작품 '서재'를 200만원에 샀다.
요즘 이 작가의 비슷한 크기의 작품이 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 청담동에 사는 김명선씨(48)는 1998년 극사실주의 작가 고영훈의 작품 '스톤 북(106×72cm)'을 1500만원에 구입했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열린 서울옥션 100회 경매에서 낙찰예정가 4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8800만원에 팔렸다.
물론 이 같은 사례들은 '행복한 경우'에 속한다.
매입한 작품들이 시장 상황과 맞물리며 급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술투자는 이처럼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짧게는 1년,길게는 수십년 이상씩 내다보고 투자하는 게 정석이다.미술품 투자에도 치밀한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뛰어들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미술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미술품 컬렉터들의 '대박'사례가 이어지고 있다.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작품을 수집해온 컬렉터들은 최근 작품값이 급등하면서 평가 차액이 크게 늘어났고 일부 초보 투자자들까지 단기간에 투자액 대비 두 배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면서 '아트테크'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틈만 나면 서울 인사동 청담동 평창동 등 화랑가를 돌며 작품 수집하는 것이 취미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 미술품 사모으는 것이 좋아서다.2002년에는 인사동에서 김종학씨의 100호 크기 작품 '설악풍경' 한 점을 6500만원에 구입했다.
당시 미술시장이 침체돼 있던 터라 그림을 구입하는 데 상당히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 화려한 색감의 구상작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큰맘 먹고 그림을 샀다.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지난 7월 서울옥션 경매에 내놓은 이 작품은 작품성이 좋아서인지 5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김종학씨 작품 가운데 경매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단순계산으로 5년 만에 9배 이상 차익을 남겼다.그는 요즘도 시간만 나면 주요 갤러리들을 방문해 투자 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알아보고 있다.
또 다른 미술품 애호가 박모씨(62)는 1965년 도상봉씨의 10호 크기 작품 '라일락꽃'을 인사동 선화랑의 김창실 대표의 권유로 1만원에 구입했다.
박씨는 최근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작품가격이 치솟자 이 작품을 인사동에 1억5000만원을 받고 되팔아서 딸 시집보낼 때 요긴하게 썼다.
40년 동안 2만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소장한 사람들의 '대박'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K옥션 경매에서 국내 경매최고가인 25억원에 팔린 박수근의 '시장 사람들'은 1965년 주한 미군이었던 로널드 존스씨(66)가 다른 소품(변형2호)과 함께 320달러에 구입한 후 2005년 한국인 컬렉터에게 12억원에 팔았고,지난해 또 다른컬렉터가 19억원에 사들였다.
존스씨는 예외로 하더라도 박씨 작품에 투자한 한국인 컬렉터는 1년 사이에 각각 7억원,6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또 박수근의 '농악'은 컬렉터 이모씨가 2002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2억원에 매입한 작품이다.
이씨는 이 작품을 5년간 소장하다 이번 서울옥션 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받아 5년 사이에 8억원을 벌어들였다.
일부 개미투자자들 역시 미술품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서울 중계동 K아파트 32평에 살고 있는 한양증권 여의도 지점 김모씨(38)는 지난해 말 가나아트 갤러리 이옥경 대표의 권유로 젊은 작가 안성하씨의 작품 '담배(90.9×67.5cm)'를 360만원에 샀다.
회사에서 받은 성과급 200만원에 여윳돈 160만원을 보탰다.
주식투자로 작년에 1000만원 가까운 돈을 날려버린 탓에 처음엔 그림 구입을 망설였으나 미술시장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보고 결정을 내린 것.미술시장의 활기가 이어지면서 구입 3개월 만에 작품값이 800만원까지 치솟았다.
3개월 동안 작품을 감상하고 그림값도 두배 이상 올랐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 PB팀에서 근무하는 김모씨(34)는 계(契)를 통해 그림투자로 수익을 올린 케이스.김씨는 지난해 10월 미술에 관심 있는 동료 24명과 함께 '그림계'를 만들어 매달 10만원씩 붓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주자로 240만원의 곗돈을 탄 김씨는 인사동 화랑에서 홍경택씨의 10호 크기 작품 '서재'를 200만원에 샀다.
요즘 이 작가의 비슷한 크기의 작품이 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 청담동에 사는 김명선씨(48)는 1998년 극사실주의 작가 고영훈의 작품 '스톤 북(106×72cm)'을 1500만원에 구입했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열린 서울옥션 100회 경매에서 낙찰예정가 4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8800만원에 팔렸다.
물론 이 같은 사례들은 '행복한 경우'에 속한다.
매입한 작품들이 시장 상황과 맞물리며 급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술투자는 이처럼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짧게는 1년,길게는 수십년 이상씩 내다보고 투자하는 게 정석이다.미술품 투자에도 치밀한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뛰어들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