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차이나 프리'

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인 린위탕(林語堂)은 '생활의 발견'을 써서 중국문화를 서양에 소개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음식과 약에 관하여'란 글에서 "도대체 이 세상에서 정말로 기쁨을 가져다 주는 것이 얼마나 될까 하고 손꼽아 세어 보면,단연코 음식이 맨 처음으로 꼽힌다"고 했다.다양하고 진기한 대륙의 먹거리들을 보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음식문화는 역사가 깊다.

공자시대의 유가적 음식들이 경전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긴 역사만큼이나 음식의 종류도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영토가 광대한 데다 다민족 국가여서 음식문화가 각기 다르게 발전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명품요리에는 나름의 비법과 전설이 담겨 그 맛을 더해 주고 있기도 하다.이런 중국이 불량식품을 양산하는 국가로 낙인이 찍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독성물질이 든 식·음료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규제에 나선 것이다.

비단 먹거리뿐이 아니다.애완동물 사료,불량타이어,치약,양식 수산물 등이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심각한 품목으로 떠올라 있다.

마침내 미국의 한 회사가 '차이나 프리(China free)'마크를 부착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사제품에 중국산 원료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차이나 프리는 앞으로 크게 확산될 조짐인데 '중국이 흔들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태진전이 심상치 않다.

몇몇 회사에서는 벌써부터 이 마크를 신종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의 저질·불량식품으로 여간 골머리가 아픈 게 아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수입량에 비례해서 우리 식탁의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어서다.

식탁의 안정성을 담보할 획기적인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는 소리들이 다급하게만 들린다.'메이드 인 차이나'가 사라지고 대신 '차이나 프리'스티커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것 같은 상황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