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모럴해저드' 심각

요양병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전국 요양병원 10곳을 현지 실사한 결과 10개 기관 모두에서 총 16억4000만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진료비 허위·부당 청구 사실을 적발했다고 4일 발표했다.복지부는 부당이익금을 즉각 거둬들이는 한편 정도가 심한 기관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제주도의 A노인요양병원의 경우 재활 및 물리치료를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속여 무려 14억7000만원을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

이 기관 혼자서 전체 적발액수의 89.7%를 차지한 것이다.이 요양병원은 △간호처치료·재활 및 물리치료료·검사료 허위 청구 △간병인 처치료 부당청구 △외박환자 입원료 및 식대 부당청구 △본인부담금 과다징수 등 건보 진료비를 빼먹을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요양기관들도 거동이 가능해 간호처치가 필요 없는 환자들에게 간호처치를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진료비를 청구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요양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11월 중에도 의심이 가는 요양병원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30명 이상의 수용시설을 갖춰야 하는 요양병원은 2001년 32개에서 2003년 68개,2004년 114개,2005년 203개,2006년 361개,올해 6월 현재 476개로 급증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