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ㆍNHN "美게임 워해머온라인 잡아라"


'워해머 온라인' 판권 싸움이 화끈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EA(일렉트로닉아츠)가 개발 중인 온라인게임 '워해머 온라인'의 한국 서비스 판권을 따내기 위해 SK텔레콤과 NHN이 입찰에 나서 100억원 이상씩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워해머 온라인은 EA 계열사 EA미씩(전 미씩엔터테인먼트)이 개발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규모면에서 블록버스터급이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보드게임 '워해머'가 원작이며 온라인게임으로 만들어 2008년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알려지자 크고 작은 게임업체들이 달려들어 눈치작전을 펼치기도 했다.입찰을 주관하는 EA코리아 관계자는 "초기에는 한빛소프트,네오위즈,그라비티 등 10개가 넘는 게임업체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입찰 참여 업체는 SK텔레콤과 NHN 2사로 좁혀졌다.

양사는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관련업계는 제각기 서비스 계약금만 100억원 이상 써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는 지금까지 국내에 들여온 게임의 계약금으로는 가장 큰 액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NHN의 입찰가격이 SK텔레콤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최근 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SK텔레콤은 워해머 온라인을 앞세워 초반에 시장을 장악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온라인게임 서비스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NHN 역시 워해머 온라인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MMORPG 'R2'가 지지부진한 데다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는 웹보드게임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NHN으로서는 회사를 대표할 '킬러 타이틀'이 없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워해머 온라인에 매달리고 있다.

게임업계는 워해머 온라인을 둘러싼 두 회사의 경쟁이 못마땅한 눈치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한국에서 온라인게임을 수입하려고 안달하는 모습도 그렇고 국내 중소 개발사들을 외면하는 모습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판권을 따내려고 써낸 금액이 100억원 이상이라고 하는데 운영비,인건비,로열티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지불하는 돈은 수백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의 시각도 있다.

몇 년째 히트작이 없어 고전하는 온라인게임 업계에 블록버스터급 게임이 들어오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워해머'란 이름만으로 동시접속자 수만명을 쉽게 돌파할 것이고 블리자드의 인기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능가하는 파급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