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주)신일 인수 포기

동양그룹이 중견 건설업체인 ㈜신일 인수를 중도 포기했다.

동양메이저는 4일 "㈜신일이 8월 말까지 제출키로 한 대차대조표와 부외부채 목록 등 실사에 필요한 핵심 공개목록을 건네지 않아 계약 파기를 통보했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신일이 기한 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동양 측이 '상당한 규모의 알려지지 않은 부채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해 계약을 철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신일은 "상호 합의 아래 공개목록 제출을 늦추기로 해놓고 이를 계약파기 원인으로 삼은 건 어불성설"이라며 "동양그룹의 횡포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만큼 조만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동양메이저는 지난달 21일 심상권 회장 등 ㈜신일의 대주주에게 550억원을 주고 ㈜신일을 비롯한 6개사 지분을 100%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부채도 모두 떠안기로 했었다.㈜신일은 동양그룹과의 M&A(인수·합병)가 무산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피트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신일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부족 탓에 지난 6월 흑자부도를 낸 뒤 전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신일 인수는 무산됐지만 건설업을 강화하겠다는 그룹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신일을 대신할 새로운 건설회사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