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럭셔리]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센터… 직장인 위해 주말 원스톱 치료

의료진 모두 30분거리 거주… 24시간 응급수술체계

대기업체 간부로 근무하는 김모씨(48)는 지난 여름 휴가 때 가족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다가 갑자기 2∼3분간 숨이 차고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잠깐이지만 심하게 식은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본 가족들이 구급차를 부르려 했으나 김씨는 하루에 두 갑씩 피우는 담배 탓으로 돌리며 만류했다.

그러나 불안감을 떨칠 수 없어 결국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센터를 찾았다.

심전도 운동부하검사 심초음파 등의 검사를 받았더니 협심증으로 판명됐다.흡연,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식성,방치해둔 고혈압이 화근이었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50% 이상 좁아져 있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다행히 완전히 막히지는 않아 심근경색에 이르지 않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심혈관 조영술을 통해 혈관의 막힌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스텐트(탄성형 금속그물망)를 넣어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다.문제는 바쁜 그의 스케줄.휴가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평일에 며칠씩 자리를 비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김씨는 토요일에 심혈관조영술과 중재시술을 받은 후 일요일 가뿐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심장병이라 치료 기간이 아주 길 것 같았는데 주말에 간단하게 끝나 신기할 정도였다.이는 대부분의 대형 병원이 주말엔 진료를 하지 않는 가운데 이 병원만이 지난 6월부터 직장인을 위한 '주말 원스톱 심장진료시스템'을 운영한 덕분이었다.

이 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간 2800여건 이상 심장중재시술을 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99.9%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30여명의 교수를 비롯 총300여명의 의료진이 심장병 환자의 진단 치료 재활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분담한다.

박승정 소장은 "교수진 전원이 병원 인근 30분 거리에 거주하면서 24시간 365일 응급 수술체계를 갖추고 있고 토요일에도 6∼7명의 의료진이 상주한다"고 소개했다.그는 "노령화와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심장병으로 응급 후송된 환자나 예비 진단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은 스텐트삽입술 등을 통해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치료해야 돌연사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