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일대 공장용지값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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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성 매수 가세…올초보다 30% ↑"동탄 기업 이전한다" 에 투기성 매수 가세… 올초보다 30%올라
경기도 화성 일대 공장용지 가격이 치솟고 있다.인천 남동·시화·반월 등 수도권 산업단지가 거의 포화상태에 달한 가운데 동탄 제2신도시 예정지역 내 기업들이 주변에서 이전할 부지를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성 인근에서는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하거나 큰 도로변에 위치한 용지는 올초보다 가격이 30% 이상 오른 상태다.
이같이 땅값이 급등한 속에서도 그나마 매물을 구하기가 어려워 공장을 지으려다 포기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이와 함께 신도시 밖으로 이전해야 하는 동탄 기업들의 급한 사정을 겨냥,일부 투기적 수요도 가세하고 있어 공장용지난은 앞으로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땅 사기위해 양도세 대납도
10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화성시에서 공장 밀집지역인 화성군 팔탄면 일대 도로변 공장용지 가격은 올초 3.3㎡(1평)당 100만원이던 것이 최근에는 1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39번 국도에 인접한 목좋은 곳은 200만원까지 간다.
서해안고속도로 인근 매송면 일대 역시 비봉IC와 인접해 위치가 좋은 곳은 연초 3.3㎡당 100만~120만원에서 지금은 150만~200만원 수준으로 50% 이상 급등했다.
또다른 공장 밀집지역인 마도면의 도로변 공장용지도 올초 3.3㎡당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랐다.공장용지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화성시 남양동 A부동산 관계자는 "땅을 찾는 기업과 수요자들은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공장허가가 날만한 땅이 많지 않아 가격이 상당기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양동 B부동산 관계자는 "공장용지 소유주들이 땅값 상승에도 비싼 양도세를 의식해 매물을 잘 내놓으려고 하지 않아 매수자들이 양도세를 대신 부담하면서 땅을 사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땅값 부담에 공장 신.증설 포기 사례도
땅값이 너무 올라 공장 신·증설 계획을 포기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화성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공장 신설을 문의해왔던 한 중소기업은 땅값 부담이 너무 커 결국 계획을 포기했다"며 "기존 공장을 증설하는 것도 채산성이 안맞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부동산 관계자는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땅값이 싼 인근 안성이나 충남 당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투기적 매수도 가세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공장용지 매입에 나서는 곳 가운데는 투기목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탄 제2신도시 밖으로 이전해야 하는 기업들이 많아 이들의 땅 수요로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큰 데다 공장용지 매입용 대출에는 규제가 거의 없어 가수요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D부동산 관계자는 "땅값이 급등한 데에는 신도시 예정지역 내 기업들의 매수문의가 많은 점을 고려,이들을 겨냥한 투기적 수요가 적지않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공장 운영업체의 부도를 기다려 경매로 싸게 사는 전략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E부동산 관계자는 "채무가 있는 기업들의 공장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채무관련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흘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화성=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