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B고객 모시기'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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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등 브랜드파워- 삼성 등 質로 수성증권사 자산관리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주력해왔던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잇달아 나서고 있어서다.프라이빗 뱅킹(PB),웰스 매니지먼트(WM) 등을 내세워 시장을 선점했던 경쟁사들도 전문 직원 확충과 교육 강화 등으로 '고객 지키기'에 분주하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에 대한 대비뿐 아니라 자산관리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장기적으로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대신증권 등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강자들은 자산관리 업무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수년간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수위를 지켜온 대우증권은 11일부터 자산관리 업무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광고를 공중파 방송과 신문을 통해 시작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 이미지 광고만 해오던 전략에서 탈피해 주식 채권 펀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자산관리 업무도 대우증권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라며 "증권업계에서 대우증권이 갖고 있는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자산관리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 증권사는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리테일 영업망도 강화할 방침이다.지난달 서울 도곡동에 자산관리센터 1호점을 개설한 데 이어 조만간 2호점을 내는 등 자산관리 전문 지점 확대에 나선다.
김종태 자산관리센터장(도곡점)은 "자산관리 직원이 1∼2명 수준인 일반 영업점과 달리 경험이 풍부한 PB 5명을 배치해 수준 높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자산영업본부를 WM영업본부로 확대 개편한 대신증권은 연말까지 자산관리 전담 조직인 WM센터와 WM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자산관리에 특화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FA) 직군도 새로 만들어 55명에게 임무를 부여했다.
특히 자산관리 직원을 교육하는 세일즈 카운슬러(SC)들이 지점을 순회하며 자산관리 노하우와 금융상품 지식 등을 가르치는 제도도 도입했다.
후발 주자들의 추격에 맞선 선발 증권사들의 역공도 만만치 않다.
이미 2005년에 모든 영업직원을 PB로 바꾼 삼성증권은 올해 자산배분전략파트를 신설했다.
단순히 영업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전략을 어떻게 짤지 조언해주는 '컨트롤 타워'를 만든 셈이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관리지점을 열었다.
12개 상담실과 30명의 중견 PB를 보유한 매머드급 점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체 직원 중 관리자산이 1000억원을 넘는 마스터 PB가 13명에 달한다"며 "일찌감치 자산관리에 특화해 경쟁사에 비해 서비스 수준이 높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은 2개였던 PB센터를 최근 경기 분당과 서울 방배동에 신설해 4개로 늘렸고 동양종금증권은 자산관리 직원 교육만 전담하는 'PB 솔루션' 제도를 시작하는 등 서비스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증권은 신설하는 모든 영업점은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등과 공동 점포로 만들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증권업계 관계자는 "2009년부터 시행되는 자통법의 핵심은 투자상품 다양화에 있으므로 자산관리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브로커리지 시장은 정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큰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