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테마 등 재료로 주가조작 혐의 … 증선위, 10개사 적발ㆍ30명 고발

자원개발 테마를 이용한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불공정거래 혐의 관련자들이 금융감독 당국에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19일 제15차 회의를 열고 10개 상장사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 및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 관련자 30명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키로 결의했다.증선위는 이 가운데 자원개발 테마를 활용해 5개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7명을 검찰 고발하고 7명은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A사 대표이사 등은 A사 등 3개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유전개발 사업 진출 사실을 주가조작 세력에 미리 알려주는 한편 가스전개발 사업 관련 허위 공시를 발표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등의 수법으로 54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고발됐다.

이들은 가스전 개발·생산에 관련된 투자계약 등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데도 수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내용의 기업설명회(IR) 자료와 인터뷰 기사 등을 유포시켜 매수세를 유인한 뒤 주식을 내다팔아 288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다.이들은 또 대부업자 등과 공모해 전 대주주의 보유 주식을 매수한 뒤 45개 계좌를 이용해 고가 매수주문,가장매매 등의 시세조종 주문으로 A사 주가를 최고 947.6%까지 상승시켜 257억원의 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회사 대표이사는 또 대부업자 등 주가조작 세력에 유전 관련 미공개 정보를 공시 전에 제공,주식매매를 통해 부당이익을 취득하도록 도왔다고 증선위는 밝혔다.

이 밖에 증권사 부장,상장사 대표이사,시세조종 전력자,일반투자자 등이 포함된 주가조작 세력단이 2006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가 및 허수매수,통정가장매매 등의 시세조정 주문으로 B사 주가를 최고 965.3%까지 끌어올려 35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적발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원개발 재료 등을 허위로 공시해 주가를 올리고 시세를 조작하는 수법이 많았다"며 "풍문이나 주가 등락에 현혹되지 말고 공시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는 신중한 투자 자세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고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자원개발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페트로홀딩스가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한 것을 비롯해 케이씨오에너지(-13.45%),에이로직스(-8.58%),에프와이디(-9.16%),유아이에너지(-14.99%),오엘케이(-15.00%),액슬론(-13.96%) 등이 크게 떨어졌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