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으로 막을수 없는 인터넷…미얀마 시위 알리는데 결정적 역할

인터넷,휴대폰과 같은 정보통신(IT) 기술이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를 밖으로 알리고 시위대를 더 끌어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미얀마 승려들의 가두 시위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수십 개 올라와 있다. 또 양곤 시민들은 휴대폰 카메라 등을 이용해 시위 사진을 찍어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시민기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은 이라와디,버마의 민주소리와 같은 미얀마 망명 언론은 물론 AP,로이터 등 세계적 통신사에도 휴대폰 인터넷 등을 이용해 시위 상황을 속속 전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얀마 사태를 알리는 데 IT 기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1988년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엔 3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유혈 사태가 확산됐지만 군사정권에 의해 철저히 통제된 정보만이 외교관과 군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을 뿐이었다. 1989년 이웃 중국의 학생 운동이 '천안문 사태'로 확대되는 데 팩스가 큰 역할을 한데서 한걸음 진화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학생들은 팩스로 시시각각의 상황을 주고받으며 조직적으로 투쟁하고,해외에도 이를 알려 국제적 지지 여론을 불러일으켰다.미얀마 군부는 미디어가 이번 시위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판단,27일부터 시위 관련 영상물이 게재된 주요 웹사이트와 블로그 등을 차단하고 군부에 반대하는 승려,야당 정치인,대학생 지도부의 유·무선 전화 등도 통제하기 시작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