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패션, 산에 갈때만 입나요?

10~20대 젊은층 캐주얼 브랜드로 인기몰이

노스페이스.마운틴하드웨어 속속 명동 진출
전국 명산 입구에 매장을 열어 고객을 확보하던 국내외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패션 1번지인 서울 명동 한복판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기능성을 무기로 고객을 확보해 온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디자인을 한층 강화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캐주얼 패션'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명동에 대형 안테나 숍을 연이어 열고 있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알려 시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산에서다.


◆대학생들의 교복,'노스페이스'

요즘 대학가에서는 노스페이스나 컬럼비아 브랜드의 티셔츠를 입고 가방을 멘 대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1980년대 나이키가 젊은 학생들 사이에 가장 받고 싶은 생일선물로 유행했다면,요즘엔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 골드윈코리아 노스페이스에 따르면 10대 중.고등학생들의 구매율이 20%를 웃돌고,대학생까지 포함한 학생계층 매출비중은 40%에 육박한다.서강대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조영원씨(20)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노스페이스 티셔츠나 가방을 들고 미팅을 다닐 정도로 젊은 세대에선 아웃도어가 젊음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까지 웬만한 캐주얼 못지 않아 MT를 가거나 평상시 운동할 때도 아웃도어 브랜드의 티셔츠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부 아웃도어 패션은 골프장으로까지 진출했다. 비옷 대신 기능성이 뛰어난 등산복을 입고 골프를 즐기거나,아예 전체 복장을 등산복으로 입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노스페이스 매장 관계자는 "봄 가을에는 등산과 골프 모두에 입을 수 있는 기능성 패션 아웃도어를 찾는 고객 연령대가 20~40대로 폭이 넓다"고 말했다.


◆젊은층 공략 위해 명동 진출기능성 의류의 한계를 디자인으로 극복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젊은층을 겨냥한 캐주얼 라인을 전개하는 특화된 매장 운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매장 확보전략도 기존 전국 유명 등산로 위주에서 젊은층이 집결하는 핵심상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골드윈코리아의 노스페이스는 최근 명동에 있던 기존 노스페이스 매장을 인근으로 확장 이전해 보다 젊은 10대 청소년들을 겨냥한 새로운 개념의 '하트오브서울' 1호점을 열었다. 이 매장은 40평 규모로 1~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엔 10~20대를 위한 캐주얼 제품과 컬러의 다양성을 통해 젊은층의 감각을 특화시켜 운영하며,2층은 '블랙 앤드 화이트' 컨셉트를 바탕으로 간결하면서도 심플한 제품 구성에 주안점을 뒀다.

컬럼비아스포츠웨어 코리아는 경쟁업체인 노스페이스와 맞먹는 가격대와 품질의 '마운틴 하드웨어' 매장을 지난달 14일 명동의 옛 노스페이스 자리에 열었다. LG패션은 최근 TNTG,헤지스,라푸마로 구성된 명동점에서 아웃도어 브랜드인 라푸마를 빼 단독 매장으로 꾸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규모도 라푸마 평균 매장 규모인 66㎡보다 큰 165㎡ 규모의 매장을 물색하고 있다. 우경하 LG패션 대리는 "수익을 내겠다기보다는 10~20대 젊은층에게 호소력이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