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산업이 뜬다] (中) 연관산업 급성장 … 인버터 2~3년새 年400억 시장

태양광 산업이 뜬다 (中)연관산업 급성장 … 인버터 2ㆍ3년새 年400억 시장
#1.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인버터를 만드는 헥스파워시스템.이 회사는 요즘 태양광 발전시스템용 10~100kW급 인버터를 생산하느라 일주일에 2~3번은 야간작업을 한다.

태양광발전시설 붐에 힘입어 주문이 폭증한 탓이다.공장 내 사무실 한 켠을 조립라인으로 꾸미고도 모자라 서울 구로동 본사 맞은편에 조립공장 한 곳을 추가 확보해야 했다.

현재 50kW급 인버터 국내 시장의 70%를 점유한 이 회사의 올해 예상매출은 110억원.창립 첫해(3억원)의 40배 가까이 된다.

1998년 LG산전의 구조조정으로 매각된 '미운 오리새끼'가 9년 만에 백조가 된 셈이다.#2.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조직을 개편했다.

태양전지 개발팀을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키고,태양전지 사업부장을 부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올초 한국철강으로부터 수주한 311억원짜리 차세대 태양전지용 박막형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 사업이 계기가 됐다.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전체매출에서 10%도 안 되는 태양광 관련 비중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이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연관산업까지 덩달아 뜨고 있다.

발전용 설비인 인버터와 트래커(태양추적장치) 등을 공급하는 전기설비업종은 물론,태양전지 소재인 폴리실리콘,잉곳(실리콘 덩어리),박막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양산장비 제조업체에까지 태양광 특수가 확산되면서 이른바 'WATT(신에너지)'산업군이 형성되고 있는 것.삼성경제연구소 강희찬 수석연구원은 "전력기기나 양산장비 등 태양광 연관산업의 규모는 일반적으로 완제품 전지시장의 두 배 규모"라며 "전체 태양광 시장의 3분의 2인 약 24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먼저 햇살을 본 분야가 전기설비다.

인버터만 해도 최근 2~3년 사이 연 400억원대(업계추정) 시장이 형성됐다.

태양광주택 10만호 건설사업,발전차액제도 등 정부가 멍석을 깔아준 덕분에 헥스파워시스템 윌링스 다쓰테크 등 중소 전기설비업체들이 물만난 고기가 됐다.

다쓰테크의 유덕무 기술개발 팀장은 "내년부턴 국내 인증 설비만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입품들과의 경쟁구도도 유리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은 무엇보다 고효율 확보가 관건.태양전지 효율(투입에너지 대비 생산에너지 비율)이 15~20% 사이를 오가는 수준이어서 이를 높이는 기술이 전 세계적 화두다.

이에 태양 궤적을 쫓는 트래킹(Tracking)장치도 각광받고 있다.광(光)센서를 활용해 해바라기처럼 태양빛을 쫓는 이 장치는 발전효율을 최고 25~30%까지 높일 수 있어 최근 건설되는 태양광 발전소의 70%가 채택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05년 국내 처음으로 태양광 추적시스템을 개발한 ㈜파루는 올 매출 75%인 60억원을 이 분야에서 올렸다.

유효 일조시간이 일평균 3.6시간에 불과한 한국적 기후특성상 수요가 늘 것이란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이 회사 이종현 이사는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다 올해 2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말했다.

14년간 방제기 운반차 등 농업용 기계를 만들던 ㈜파루는 주력사업을 발전소 건립 컨설팅 및 시공,부품조달 사업으로 바꿨다.

태양전지산업이 반도체제조 공정과 비슷하다보니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태양전지 제조용 증착,식각,세정 장비 등 필수공정 모듈개발을 끝낸 코닉시스템(증착),디엠에스(세정) 티씨케이(잉곳그로워) 등이 대표주자들.최근 일본에 21억원어치의 태양전지용 실리콘 식각장비를 수출한 아이피에스 김형준 이사는 "국내시장보다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본궤도에 오른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수출이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무인보안 손해보험 컨설팅 등 서비스 분야도 파생효과를 누리고 있다.

보안업계의 경우 지난 8월부터 20kW이상 시설에 경비인력을 두도록 했던 관련법이 폐지돼 무인경비 시스템 공급이 늘고 있다.발전소 건설 과정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조립보험 및 재산종합보험도 새롭게 떠오른 시장.동부화재 법인영업팀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시설은 구조적으로 태풍이나 우박,침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게 사실"이라며 "발전소 위치 지역의 기후와 지형조건 등을 면밀히 따져 상품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관우/이미아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