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들 美수출 기진맥진…서브프라임 여파로 기계ㆍ車 등 판매 급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대미(對美)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건설 업종은 물론 자동차 가전 등 소비재 관련 회사들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주택ㆍ건설기계 제조업체인 고마쓰의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미국 내 건설기계 매출액이 1570억엔(약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고 보도했다.

히타치건설기계 매출은 43% 줄어든 418억엔에 그쳤다.

건설자재 회사인 아사히글라스의 북미사업부는 올 들어 9개월간 41억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미국 내 주택 건설이 줄어들면서 자재 등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불똥'은 자동차와 가전업계로 튀고 있다.

올 회계연도 상반기 북미 지역에 대한 일본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감소했다.북미 지역 자동차 수출이 줄어들기는 3년 만이다.

마쓰시타전기의 미국 내 LCD TV 판매는 올 상반기에 7% 감소했다.

다른 지역에선 매출이 늘었지만 유일하게 미국에서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이에 따라 미국 대신 중남미 공략을 강화하는 등 판매 전략을 바꾸는 일본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축자재에 쓰이는 염화비닐을 생산하는 신에쓰화학은 당분간 미국 판매가 호전되기 어렵다고 보고 중남미,중동 등에 대한 마케팅에 주력키로 했다.

고마쓰도 미국에 있는 생산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중남미에 대한 수출을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에선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 매출이 증가하면서 현재까지 전체적으론 채산성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신흥국 경제 호조도 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다이와종합연구소는 "미국 경기가 급속히 둔화되면 신흥국 경기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 경우 일본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