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이마트 PL상품의 명암

이마트의 가격 혁명 선언 이후 PL상품의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생필품의 가격거품을 뺐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제조업체들은 근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조성진 기자의 집중 취재입니다. 즉석밥 시장에서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CJ제일제당의 '햇반'. 하지만 최근 이마트 PL상품으로 '왕후의 밥'이 등장하면서 '햇반'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마트 물가인하 행사 기간인 지난 1~4일까지는 '왕후의 밥'과 '오뚜기밥'에 이어 3위까지 밀렸습니다. 이처럼 PL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이후 이마트의 인기상품이 바뀌고 있습니다. 일부 제품들이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콜라, 생수, 세제 등에서 PL상품이 전통 강자를 누르는 점유율 역전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가격이 떨어진 만큼 소비자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자주 이용합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물건 질도 괜챦은 것 같고.." "마트를 신뢰하고 온 이상은 마트 (PL) 제품에 대해 신뢰성이 가고 용량도 크고 경제적이고 저렴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PL상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정작 PL상품을 납품하는 제조업체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이마트의 유통 파워가 워낙 센 만큼 PL상품을 만들어 납품하고 있긴 하지만 마진은 더 적어졌습니다. 여기에다 동일한 상품을 제조업체 자체 브랜드와 PL 상품으로 동시에 내놓는 경우 자체 브랜드력을 갉아 먹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PL상품 1위를 차지한 '왕후의 밥' 제조사는 동원F&B. 바로 얼마 전 '햇반'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며 '쎈쿡'이라는 브랜드로 즉석밥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마트의 PL '왕후의 밥' 도입 이후 '쎈쿡'의 판매량은 대폭 줄었습니다. 어려움을 겪기는 PL상품을 납품하지 않는 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 한 LG생활건강의 경우 코카콜라가 이마트콜라에 밀리면서 사업을 본격화 하기 이전부터 암초에 부딛힌 꼴이 됐습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제품들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PL상품을 납품하든 하지 않든 모든 제조업체들이 고민에 휩싸이는 딜레마에 빠진 것입니다. 생필품의 가격을 대폭 낮췄다는 평가와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이중 평가 속에서 유통업계는 지금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습니다. WOW-TV NEWS 조성진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