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안변 조선단지 부지 가보니… 거제만큼 좋은 입지…전력은 태부족

북한 조선협력단지 대상지역인 동해안 안변은 수심 11~15m의 호안(완만한 언덕) 형태로 선박블록공장이나 조선소 건설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4일간 북한 남포와 안변을 실사한 정부 관계자와 8개 조선사 및 3개 조선기자재업체 관계자들은 현지 입지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했다고 평가했다.방북실사단에 참여한 한 대형조선소 관계자는 "해변의 수심이 너무 얕으면 배를 댈 수 없고 너무 깊으면 매립작업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안변은 선박을 접안하는 안벽을 만들기에 적당한 수심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변은 거제 조선소처럼 해변이 육지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와 있어 배들이 오가기에 적합한 형태"라며 "동해안 치고는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남포의 경우도 중소형 조선소들이 들어서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조선소 관계자는 "남포는 갑문이 작아 통과할 수 있는 배가 5만t 급으로 제한돼 있다"며 "갑문 때문에 방파제가 필요 없어 중소형 수리조선소나 신조(新造)조선소 입지에 알맞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실사단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STX조선, 한진중공업 등 '조선 빅5'와 SLS조선, 대한조선, C&중공업 등 신생 조선소 등 모두 8개 조선업체들이 참가했다.

또 배관업체 등 조선기자재업체 3군데도 동행했다.현지 조선소를 방문한 실무자들은 기본적으로 블록공장용 입지인지 타당성을 점검했으나 충분한 부지를 확보하면 조선소 건설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기술유출 우려로 대형조선소 중 유일하게 해외 진출을 하지 않고 있는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안변의 입지에 대해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