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택의 '반란'... 올들어 최고 50%올라

소형주택의 '반란' .. 2007년 들어 최고 50%올라
소형 아파트가 뜨고 있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도 전용면적 60㎡(18.1평,분양면적으로는 24~25평) 안팎의 소형 아파트는 수도권에서 올 들어 50% 가까이 오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신규 분양에서도 소형 아파트는 미분양 증가로 고전하는 대형과 달리 매번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40평형대 이상의 대형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을 주도해왔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변화다.

소형 주택의 이 같은 강세는 대형.고가 주택을 타깃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주택담보대출 강화 등에 따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전문가들은 1~2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소형 주택 선호 현상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건설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일부 대형 아파트 값은 최고 30% 이상 하락한 반면 소형 아파트 값은 초강세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7단지 전용 45㎡(17평형)는 올 1월만 해도 1억1000만원이었으나,9월 1억4600만원에 실제 거래가 이뤄진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1억550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1월보다 40%나 상승한 셈이다.

같은 중계동 대림.벽산 전용 142㎡(50평형)의 호가가 이날 현재 평균 10억원으로 1월 실거래가(10억2000만원) 밑에 머물러 있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강북구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 전용 60㎡(23평형)도 올 1월 1억75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9월 34% 상승한 2억3500만원에 달한 뒤 현재까지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같은 아파트 138㎡(41평형)는 현재 4억7000만원으로 1월(4억8250만원)보다 2.6% 내렸다.

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시흥 의정부 의왕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시흥시 정왕동 계룡2차 전용 60㎡(23평형)의 경우 올 1월 1억2250만원에서 이달 현재 1억8500만원으로 51%나 상승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는 단연 인기다.

지난 1일 분양한 구로구 고척동 유진마젤란의 경우 전용 85㎡ 이상 중.대형은 모두 미달됐으나,60㎡형은 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지난달 분양한 길음뉴타운 두산위브 전용 60㎡형은 청약경쟁률이 9.9 대 1에 달해 대형인 115㎡형(1.5 대 1)보다 훨씬 높았다.

소형 주택의 강세는 대형.고가 주택에 비해 보유세와 금융권 대출 등의 규제가 덜하다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6억원 이하 소형 주택은 총부채상환비율(DTI) 제한 등의 규제를 덜 받는 데다 세금 부담이 적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투자 가치도 높은 편이어서 앞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어 소형 주택의 강세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00년 222만4000가구에서 올해 329만8000가구로 48% 증가했다.

2020년에는 410만9000가구로 전체의 21.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1인 가구는 올해 88만3000가구로 전체 1인 가구의 26.8%를 차지했으며 2030년에는 전체 1인 가구의 절반 수준인 233만8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1~2인 가구 비중은 2005년 42.2%에서 2030년 51.8%로 급증할 전망이다.

건설업체들은 이 같은 주거 패턴의 변화 추이를 고려해 주택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배영한 한라건설 개발사업본부장은 "규모가 큰 주택을 처분하고 작은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실버 세대를 위한 주택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크기는 작지만 건강.청소.음식.커뮤니티 등의 복합 기능을 갖춘 주택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황 사장은 "소형 주택 선호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트렌드의 큰 변화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직주(職住) 근접성과 복합 기능을 갖춘 소형 주택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