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중국펀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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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에서 상투잡고 4500만원 날아갔습니다.
""기다림에 지쳐갑니다.바닥은 언제 오나요."
믿었던 중국펀드의 '배신'으로 요즘 인터넷 펀드동호회 사이트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들로 넘쳐난다.
대출받은 돈까지 넣었는데 벌써 20% 가까운 손실을 봤다거나 반등을 기대하고 추불(추가불입)했더니 오히려 기준가가 빠지기만 한다는 등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환매하는 게 낫다'는 게시글에 '왜 분위기 깨느냐'는 질타성 댓글이 무더기로 달리는 등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던 중국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에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중국펀드 설정액은 16조4196억원을 기록,1주일 전인 지난 16일에 비해 201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주간 기준으로 중국펀드에서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중국펀드 수익률과 직결되는 홍콩H지수는 최근 1년간 94% 급등했다.
1년 이상 중국펀드에 묻어둔 투자자라면 아직 상당한 수익률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문제는 10월 말 20,0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H지수가 한 달이 채 안 돼 18%나 폭락했다는 점이다.
뒤늦게 막차를 탄 투자자들로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주먹쥐고 일어서'란 필명의 네티즌은 "중국펀드 가입 직후 10%대 수익을 올려 흥분했다가 20% 이상 손실을 보고 나니 많은 공부를 했다 싶다"는 반성의 글을 올렸다.
'홍콩할매'란 필명을 쓴 투자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출받아 투자하지 말 것 △펀드로 급하게 돈 벌려하지 말 것 △여유자금의 절반 정도만 펀드에 투자할 것 등 펀드투자 원칙을 다시 정립하자"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원칙은 지루한 '공자님 말씀'이 아니다.
올해도 테마펀드를 좇으며 펀드 갈아타기에 몰두한 투자자들은 손실 폭만 키우고 말았다.막연한 환상에 빠져 있던 투자자들에게 이번 경험은 좋은 약이 될 듯싶다.
박해영 증권부 기자 bono@hankyung.com
""기다림에 지쳐갑니다.바닥은 언제 오나요."
믿었던 중국펀드의 '배신'으로 요즘 인터넷 펀드동호회 사이트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들로 넘쳐난다.
대출받은 돈까지 넣었는데 벌써 20% 가까운 손실을 봤다거나 반등을 기대하고 추불(추가불입)했더니 오히려 기준가가 빠지기만 한다는 등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환매하는 게 낫다'는 게시글에 '왜 분위기 깨느냐'는 질타성 댓글이 무더기로 달리는 등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던 중국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에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중국펀드 설정액은 16조4196억원을 기록,1주일 전인 지난 16일에 비해 201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주간 기준으로 중국펀드에서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중국펀드 수익률과 직결되는 홍콩H지수는 최근 1년간 94% 급등했다.
1년 이상 중국펀드에 묻어둔 투자자라면 아직 상당한 수익률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문제는 10월 말 20,0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H지수가 한 달이 채 안 돼 18%나 폭락했다는 점이다.
뒤늦게 막차를 탄 투자자들로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주먹쥐고 일어서'란 필명의 네티즌은 "중국펀드 가입 직후 10%대 수익을 올려 흥분했다가 20% 이상 손실을 보고 나니 많은 공부를 했다 싶다"는 반성의 글을 올렸다.
'홍콩할매'란 필명을 쓴 투자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출받아 투자하지 말 것 △펀드로 급하게 돈 벌려하지 말 것 △여유자금의 절반 정도만 펀드에 투자할 것 등 펀드투자 원칙을 다시 정립하자"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원칙은 지루한 '공자님 말씀'이 아니다.
올해도 테마펀드를 좇으며 펀드 갈아타기에 몰두한 투자자들은 손실 폭만 키우고 말았다.막연한 환상에 빠져 있던 투자자들에게 이번 경험은 좋은 약이 될 듯싶다.
박해영 증권부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