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협회 "방송광고 청약 전면중단"

한국광고주협회(KAA)가 내년부터 방송광고 요금을 인상키로 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침에 반발,청약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광고주협회는 최근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책 회의를 갖고 방송광고공사가 내년 1월 초 방송광고 요금 인상을 강행키로 한 데 대해 청약을 전면 중단하는 등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방송광고공사는 지난 10월 지상파 TV와 라디오 광고 요금을 현행보다 프로그램별로 최고 15%,평균 7.9% 인상키로 했다가 광고주의 청약 중지 결의 등에 따라 요금 인상 계획을 철회했었다.

그 후 몇 차례 두 기관이 협의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방송광고공사는 지난달 29일 국내 4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내년 1월 초부터 지상파방송 광고 요금을 인상한다고 통보한 뒤 이달 18일까지 광고 청약을 하도록 요구했다.

이와 관련,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광고주협회 측에 인상 시기를 내년 1월1일로 한다고 통보했으며 광고 인상률은 지난 10월 마련했던 것과 변동 없이 그대로 적용한다"고 말했다.그러나 광고주협회는 "지상파방송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등 방송 광고의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요금 인상을 강행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며 "끼워 팔기 등 영업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방송광고공사의 파행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방송광고공사 사장이 국정 감사에서 합의를 통해 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서도 일방적으로 인상을 강행하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KOBACO와 광고주협회는 광고료 인상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가 양측이 내년 초 재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10월21일 발표했었다.방송광고공사는 1981년 방송 광고를 독점 판매 대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기관으로 방송사의 실질적인 운영 재원을 마련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방송광고 판매를 독점해 온 방송광고공사의 위상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