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낼 사람들] (5)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침체된 바이오업계 '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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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에 단백질 의약품 원료를 납품하는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51)은 올해 남다른 기대에 부풀어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 업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의약품 제조기준(cGMP) 인증을 획득하고 호주 최대 제약사 CSL과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회사가 반석에 올라섰기 때문이다.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2002년 설립된 셀트리온은 4년 만인 2006년 다국적 제약사 BMS와 10년간 2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업계를 놀라게 했었다.
덕분에 셀트리온은 지난해 총 610억원의 매출과 약 3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대다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현실에 비춰 보면 놀라운 실적이었다.이 같은 성과는 창업자인 서정진 회장의 '역발상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선 평가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임원으로 일하던 서 회장은 대우그룹이 몰락하자 2000년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나왔다.
"함께 회사를 그만둔 동료들과 살 길을 모색하던 중 누군가가 '요즘은 바이오가 괜찮다'고 하더군요.그래서 무작정 넥솔이란 회사를 만들었죠.쉽게 말해 '백수'들이 회사를 세운 거죠."
이때만 해도 서 회장은 바이오 분야에 문외한이었다.
막상 회사를 세우긴 했지만 앞길이 막막했다.그래서 그는 생명공학 산업의 본산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처음 가서 보니 내가 할 사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약 개발이라는 게 '1만분의 1 가능성'에 도전하는 거잖아요.
남들이 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그는 통상 바이오 벤처기업들과는 정반대의 전략을 택했다.
즉 '기초 연구→신약 개발→신약 생산ㆍ판매'로 이어지는 정공법이 아니라 의약품 원료 대행 생산부터 시작해 '실탄'을 축적한 뒤 신약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때 서 회장은 세계 최대 바이오 기업인 미국의 제넨텍이 독자 개발 중인 에이즈 백신의 생산 설비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넨텍을 찾아가 단백질 의약품 원료 생산 기술을 전수해 주면 에이즈 백신 원료를 염가에 생산해 주겠다고 제안했죠.당시 싱가포르 기업도 경쟁하고 있었는데 제넨텍은 결국 셀트리온을 선택했죠.제넨텍이 먼지가 없는 '무진' 설비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성공한 한국의 기술력이 '무균' 설비를 필요로 하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발할 것이라고 평가한 덕분이죠."
제넨텍이 기술 투자를 결정하자 당시 신사업을 모색하던 KT&G가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
넥솔을 이끌고 있던 서 회장의 아이디어,제넨텍의 기술,KT&G 등의 자금력이 결합해 셀트리온이 탄생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베링거인겔하임,론자 등에 이어 인천 송도 19만8㎡(6만평) 부지에 세계 3위의 단백질 의약품 원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내년 말까지 2,3공장을 완공하면 생산 능력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다.
서 회장은 올해를 제2의 도약을 위한 분수령으로 삼고 있다.
올 4월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우회 상장이 아닌 정식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는 최초의 바이오 기업이 된다.서 회장은 "2012년부터는 독자 개발한 제품을 생산하는 등 바이오 기업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최근 국내 바이오 업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의약품 제조기준(cGMP) 인증을 획득하고 호주 최대 제약사 CSL과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회사가 반석에 올라섰기 때문이다.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2002년 설립된 셀트리온은 4년 만인 2006년 다국적 제약사 BMS와 10년간 2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업계를 놀라게 했었다.
덕분에 셀트리온은 지난해 총 610억원의 매출과 약 3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대다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현실에 비춰 보면 놀라운 실적이었다.이 같은 성과는 창업자인 서정진 회장의 '역발상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선 평가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임원으로 일하던 서 회장은 대우그룹이 몰락하자 2000년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나왔다.
"함께 회사를 그만둔 동료들과 살 길을 모색하던 중 누군가가 '요즘은 바이오가 괜찮다'고 하더군요.그래서 무작정 넥솔이란 회사를 만들었죠.쉽게 말해 '백수'들이 회사를 세운 거죠."
이때만 해도 서 회장은 바이오 분야에 문외한이었다.
막상 회사를 세우긴 했지만 앞길이 막막했다.그래서 그는 생명공학 산업의 본산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처음 가서 보니 내가 할 사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약 개발이라는 게 '1만분의 1 가능성'에 도전하는 거잖아요.
남들이 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그는 통상 바이오 벤처기업들과는 정반대의 전략을 택했다.
즉 '기초 연구→신약 개발→신약 생산ㆍ판매'로 이어지는 정공법이 아니라 의약품 원료 대행 생산부터 시작해 '실탄'을 축적한 뒤 신약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때 서 회장은 세계 최대 바이오 기업인 미국의 제넨텍이 독자 개발 중인 에이즈 백신의 생산 설비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넨텍을 찾아가 단백질 의약품 원료 생산 기술을 전수해 주면 에이즈 백신 원료를 염가에 생산해 주겠다고 제안했죠.당시 싱가포르 기업도 경쟁하고 있었는데 제넨텍은 결국 셀트리온을 선택했죠.제넨텍이 먼지가 없는 '무진' 설비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성공한 한국의 기술력이 '무균' 설비를 필요로 하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발할 것이라고 평가한 덕분이죠."
제넨텍이 기술 투자를 결정하자 당시 신사업을 모색하던 KT&G가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
넥솔을 이끌고 있던 서 회장의 아이디어,제넨텍의 기술,KT&G 등의 자금력이 결합해 셀트리온이 탄생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베링거인겔하임,론자 등에 이어 인천 송도 19만8㎡(6만평) 부지에 세계 3위의 단백질 의약품 원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내년 말까지 2,3공장을 완공하면 생산 능력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다.
서 회장은 올해를 제2의 도약을 위한 분수령으로 삼고 있다.
올 4월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우회 상장이 아닌 정식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는 최초의 바이오 기업이 된다.서 회장은 "2012년부터는 독자 개발한 제품을 생산하는 등 바이오 기업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