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악화 '쇼크' … 경기침체 본격화되나

미국 경제에 '고용 쇼크'가 몰아쳤다.

미 노동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작년 12월 실업률은 5.0%로 전달의 4.7%보다 0.3%포인트나 높아졌다.이는 2005년 11월(5.0%)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12월 새로 만들어진 비농업 부문 일자리도 1만8000개로 2003년 8월 이후 4년4개월 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그 여파로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1.96%와 3.8% 급락했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31일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56%로 높아졌다.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실업률이 전달에 비해 0.3%포인트나 급등했다는 점이다.

과거 경기가 침체에 빠지기 전 실업률이 급등한 적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지기 직전이었던 2001년 3월 실업률은 4.3%로 3개월 전보다 0.4%포인트나 뛰었다.1990~91년 경기침체 직전에는 실업률이 거의 상승하지 않았지만 이는 시간적 차이의 문제로 이미 국내총생산(GDP) 소득 고용 등은 상당한 수준의 위축 과정을 밟고 있었다.

베어스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라이딩은 "1949년 이후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처럼 실업률이 급등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4,5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EA) 연차 총회에서도 경기침체 우려감이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명망 있는 경제학자 중 가장 먼저 "경기침체 확률이 50%"라고 경고했던 펠드스타인 교수는 연차총회 연설에서 "실업률이 5%라는 것은 앞으로 가계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성장률이 아주 낮아지거나 아니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선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내놓을 경기 부양책이 예상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부양책도 침체를 막지 못할 것이란 주장마저 나왔다.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라우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올 1,2분기 성장률은 0%로 떨어지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