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30만명 찾는 '스카이72 골프장'에선 이런일도‥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 옆에 자리잡은 스카이72골프장은 퍼블릭 4개 코스 72홀에다 대형 드라이빙 레인지까지 갖춰 회원권이 없는 수도권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연 30만명 이상이 찾는 이 골프장은 그래서 별의별 일이 많다.이 골프장에서 생긴 해프닝이나 에피소드를 통해 골퍼들의 유형을 살펴봤다.

◆다짜고짜 사장부터 찾는 '막무가내형'=72홀이 모두 퍼블릭이다 보니 누구나,언제라도 가면 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골퍼들이 더러 있다.

특히 ○○협회장,△△단체장 등 생소한 기관장들이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사장 바꾸라"며 부킹을 내놓으라는 일이 심심치 않게 있다고 한다.물론 대부분 거절당한다.

◆'디봇'을 원위치하지 않는 '나몰라라형'=72홀 전체가 양잔디인 만큼 아이언샷을 정상적으로 하면 스윙할 때마다 손바닥만한 디봇(뜯긴 잔디)이 생긴다.

자신이 파낸 디봇은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이 도리지만 60~70%는 그냥 간다.그런 골퍼일수록 친 볼이 디봇 자국에 떨어지면 더 불평을 한다는 것이 골프장 측의 전언이다.

◆소모품을 가져가는 '은근슬쩍형'=내장객수가 많다 보니 수건 샴푸 비누 치약 등 소모품 소비량도 엄청나다.

그런데 이 소모품을 슬쩍 가져가는 골퍼들이 많다고 한다.여자라커룸에서는 수건이 많이 없어지고,부설 드림골프레인지에서는 연습볼마저 챙겨가는 골퍼들까지 있다.

개장 초기 라커룸에 40cm길이의 구둣주걱을 비치해두었는데 골퍼들이 가방속에 넣어가는 바람에 지금은 70㎝길이로 바꿔놓았다.

2005년 7월 문을 연 하늘코스에서는 라운드를 한 뒤 한 팀 전원이 계산을 하지 않고 사라진 일도 있었다.

◆자신이 잘못하고도 클럽 건져 놓으라는 '생떼형'=이 골프장엔 워터 해저드가 많다.

스윙하다가 그립이 미끄러져 클럽을 연못에 빠뜨리는 골퍼들이 가끔 있다.

그중 한 골퍼가 지난해 경기과에 전화를 걸어 "내 클럽이 연못에 빠졌으니 당장 꺼내달라"고 요구했다.

골프장 측에서는 골퍼 잘못인줄 알면서도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건져주겠다"고 말할 수밖에.

잠수부를 불러 꺼내주긴 했는데,그 비용이 '배보다 배꼽이 큰' 40만∼50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라운드중 볼을 주문하는 초보자들=워터해저드가 많은 레이크ㆍ링크스코스에서는 샷이 조금만 빗나가도 물에 빠져버린다.

이들 두 코스에서 라운드하다가 볼이 떨어져 경기과에 "볼을 갖다달라"고 요구하는 초보자들이 적지 않다.

경기과 직원은 골퍼가 원하는 브랜드의 볼을 사다주거나,차 열쇠를 받아 트렁크에 있는 볼을 갖다주기도 한다.

◆공항고속도로 수익에 한몫:연간 내장객(9홀 플레이 제외)과 드림골프레인지 고객은 30만명씩,총 60만명에 달한다.

이들의 통행료(왕복 1만4200원)는 연 85억2000만원이다.

이 액수는 지난해 공항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약 1400억원)의 6.1%에 해당한다.영종대교를 통과하는 차 100대중 6대는 골프장에 가는 것으로 보면 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