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美 신용등급 하향 경고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10일 미국에 대한 연간 보고서를 통해 "의료 지원 프로그램과 사회보장 비용이 급증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를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10년 이내에 미국에 주어진 최고 신용등급인 'Aaa 등급'을 잃을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무디스는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차기 정부가 의료 및 사회보장 비용을 통제해야 한다"며 "정책이 변하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아울러 "미국의 신용등급은 세계 금융 시스템의 상징"이라며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두 가지 비용 감축을 둘러싸고 대선후보 간 정책 대결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첫 신용평가를 시작한 1917년 이후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고 있다.무디스는 1990년대 중반 미 의회가 대통령이 제출한 예산안 통과를 거부했을 때 일부 미국 채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경고했었다.

무디스의 이 같은 경고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이 과연 세계 경제를 주도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무디스는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로 인한 위험은 아직까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