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고수들의 '골프이야기'] "오른 팔꿈치 고정한 채 손목으로 어프로치샷"

이규환 대한안전장비개발공사 사장(54)은 10월 중순이 되면 골프 클럽을 싸서 창고에 넣는다.

그리고 5개월간 클럽을 한 번도 잡지 않는다.이듬해 3월이 돼야 다시 클럽을 꺼내 연습을 한다.

보름 정도 헤매지만 그 다음부터는 예전 실력이 돌아온다.

이렇게 겨울에 채를 안 잡은 지가 10년쯤 됐다.그래도 이 사장은 챔피언티에서 평균 핸디캡이 0∼2일 정도로 고수다.

지난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클럽챔피언들끼리 겨룬 '스릭슨배 클럽챔피언 왕중왕전'에서 2위를 했다.

프로들과 내기를 해도 밀리지 않을 때가 많다.겨울에 클럽을 안 잡는 이유를 물었다.

"5개월간 쉬었다가 봄에 클럽을 잡으면 너무 새롭습니다.

처음 골프를 치던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 같거든요.그리고 그동안 몰랐던 것을 하나씩 깨달으면서 골프의 묘미를 다시 알게 됩니다.

겨울철에 잘못 연습을 하다보면 스윙이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아요.

근육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나쁜 습관을 반복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지요."

그렇게 연습을 안 하는데도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이 사장은 겨울에 사냥을 다닌다고 했다.

무거운 총과 총알,장비를 들고 산을 타다 보면 하체 훈련이 된다.

게다가 핸드볼 기계체조 육상 사격 등 다양한 스포츠로 단련된 몸이 한동안 채를 잡지 않아도 빠른 복원력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도 골프를 시작한 뒤 10년간은 겨울철에도 연습을 많이 했다.

입문한 지 1주일 만에 첫 라운드를 나가 107타를 기록한 이후 100타를 넘어본 적이 없다.

9개월여 만에 첫 싱글 스코어를 냈고 2년 뒤 완벽한 70타대 싱글로 들어섰다.

그는 겨울철에 연습을 안 하는 대신 여름에는 집중적인 연습을 한다.

"한여름 가장 더운 시간에 하루 3시간가량 집중 연습을 합니다.

그래야 어지간한 더위에도 몸이 처지지 않거든요.한여름에 땀을 흘리면 상쾌합니다."

이 사장은 어프로치샷의 귀재라 할 정도로 쇼트게임이 탁월하다.

10∼15야드 이내에서는 80% 이상 1m 이내 붙일 자신이 있다고 한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 홀에 붙이려고 하지 않고 바로 집어 넣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샌드웨지를 잘 안 쓰고 피칭웨지로 어프로치샷을 하지요."

그는 어프로치샷을 할 때 오른쪽 팔꿈치를 허리에 붙인 뒤 손목을 쓴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초보자들은 반드시 레슨을 받으면서 스윙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보기플레이어는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스스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0타대를 치는 골퍼들은 스윙보다는 홀 공략법을 먼저 생각해보는 게 좋습니다.티샷 거리와 자신이 좋아하는 어프로치샷 거리를 생각해서 홀을 공략해야 합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