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예상보다 심각" ‥ 버냉키 "부시 감세안 찬성"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논의중인 미 경기부양책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찬성 입장으로 빠르게 추진될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의원들과 만나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를 골자로 한 경기 부양책을 신속하고 일시적으로 시행한다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고 상하 양원 합동경제위원장인 찰스 슈머 상원의원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버냉키 의장은 이 자리에서 "경기 부양책이 재정에 일시적인 부담을 주겠지만 잘 짜여지고 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다면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민주당은 행정부가 감세 등의 부양책에 대해 의회 동의를 요구할 경우 30일 안에 통과시키기로 공화당과 합의했다고 밝힌 상태다.중동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부시 대통령도 17일 의회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경기 부양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부시 대통령은 오는 28일 연두교서를 통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예정이다.여기에는 일정 기준을 정해 1인당 500달러 안팎의 세금을 환급하고 기업들의 투자자금에 대한 세액을 공제해주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뉴욕타임스는 단기 부양책 규모가 1000억달러(약 9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IMF는 이날 "미국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 따른 모든 손실을 아직 제대로 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현재 드러난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IMF는 "미국 금융회사들이 작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각종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을 실거래 가격으로 표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따라서 자산가치를 현재가치로 평가할 경우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IMF의 분석이다.IMF는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수정해 25일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