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일자) 코스피 1700선도 무너진 증시

주가가 맥없는 내림세를 이어가며 코스피지수 17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사상최고치를 구가하며 2000선을 웃돌던 코스피지수가 불과 두 달여 만에 20% 가까이 빠졌으니 대단한 급락세임이 분명하다.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내다팔고 있는 점이 주된 요인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하루에만 1조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우는 등 매도일변도다.

올들어 순매도규모만 벌써 6조원에 육박한다.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여파로 주요 금융회사들의 손실이 급증(急增)하고 있는데다 펀드 환매 요구까지 겹쳐 현금을 확보치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탓이다.

특히 이런 흐름이 빠른 시일내 반전될 가능성도 높지 않아 우려가 더욱 크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고 150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시장이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이나,월가에서 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끌어내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드러내준다.국제통화기금(IMF)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내놓은 것을 봐도 그러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외부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 상황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이다.주가가 외부 충격 때문에 과도하게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주식형 펀드 붐에 힘입어 기관투자가들이 아직 상당한 매수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 새 정부가 올 성장률 목표를 6%로 책정하는 등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점 등도 긍정적 측면이다.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하 등을 계기로 주가가 반등(反騰)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참조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시장 분위기에 이끌려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식의 투자 행태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경제 전망에 대한 장기적 안목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몰빵 투자를 지양하고 분할매매,분산투자 원칙을 준수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힘을 쏟아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