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성형검색광고의 함정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광고 상단에 올라간 의원들의 상당수가 성형 경험이 일천하거나 무리하게 수술을 많이 하는 곳이죠."

서울 강남 P성형외과 원장의 말이다.그는 "안면윤곽 성형술처럼 위험 부담이 큰 수술을 광고에 의존해 섣불리 결정하면 위험하다"고 충고했다.네이버 야후 엠파스 네이트 등 대형 4개 포털은 광고비를 많이 주는 순서대로 상위 5곳을 키워드 검색광고 순위에 올려 준다.때문에 의료 광고의 경우 치료 수준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검색 순위를 보고 수술할 곳을 결정한다.때문에 겨울 방학과 설 연휴 등 '성형 대목'을 맞아 4개 포털의 '성형ㆍ미용' 분야 키워드 검색 광고비가 치솟고 있다.

의료광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형 수술 중 가장 돈벌이가 되는 지방 흡입의 경우 클릭당 광고비가 3만1930원이다.주걱턱은 1만2950원,코 성형 전문 1만2340원,광대뼈 1만2090원 등이다.네티즌이 클릭할 때마다 들어오는 광고비의 70~80%는 포털이 먹고 나머지는 광고를 대행해 준 브로커 등이 떼어가는 수익 구조다.

평소 3000~5000원 하던 클릭당 광고비가 4~6배 뛴 것은 성형 성수기인 데다 광고게재 입찰 방식이 공개에서 비공개로 바뀐 것도 한몫 한다.대출,이사,퀵 서비스 등 다른 키워드 광고비도 5000~6000원 선으로 소폭 올랐다.

갈수록 검색 광고비가 치솟는 것은 포털에 돈을 써서라도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성형ㆍ미용 의사들의 마케팅 의욕이 과열돼서다.대부분의 유명 프랜차이즈 성형ㆍ미용 의원들은 매달 1000만~3000만원은 기본이고 7000만~1억원 정도를 인터넷 검색 광고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이런 과열이 불필요한 성형을 조장하고 환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최근 한 대학 수석 입학생이 안면윤곽 성형수술을 받다가 숨졌고,한 가수가 성형수술 중 과다 출혈로 중태에 빠지는 등 성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의사들의 과당 경쟁과 포털의 폭리…. 아름답게 만들려는 성형의 본래 목적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정종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