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재테크] 연일 하락하는 금리…신규대출 전략은

단골은행 변동금리 대출 받아볼까

지난 연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금리가 어느 새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급히 은행 돈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는 혼란스럽기만 하다.두 달 전만 해도 고정금리 대출이 훨씬 유리했지만 지금은 변동금리가 더 좋아 보인다.전문가들은 미국 등 전 세계가 경기 침체 우려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새로 대출을 받을 땐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다만 현재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경우,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금융환경이 불안정해 향후 1∼2년 이상의 금리 향방을 점치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등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리상한형 상품이나 스와프연계형 주택대출상품,최장 30년 장기 모기지론 등 은행권의 신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평소 단골 은행을 만들어둬 대출을 받을 때 한 푼이라도 더 금리 혜택을 챙기는 것은 필수다.

◆신규 대출 땐 변동금리 고려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이런 경우엔 대출이자가 시장흐름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부를 택하는 게 이자 부담이 적다.실제 국민은행의 변동금리 대출이자는 지난달 14일 최저 연 6.55%에서 이번 주엔 연 6.07%로 0.5%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기본금리인 CD(양도성예금증서)가 최근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서춘수 신한은행 스타시티 지점장은 "세계 경기 전망이 안 좋아 상당 기간 저금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현 상황이라면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말했다.그는 다만 "스테크플래이션이 우려되고 있어 금리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굳이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 대출은 최소 1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빌려쓰기 때문에 고정금리 대출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현재는 변동금리가 유리해보이지만 변동성이 큰 상황에선 원칙적으론 고정금리로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대출 갈아타기는 신중히

금리 하락기에 가장 고민되는 사람은 이미 고정금리로 빌린 대출자들.신한은행의 3년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지난달 7일 최저 연 7.89%에서 이달 4일 연 6.49%로 낮아졌다.즉 한 달 전에 대출받은 사람은 최근 받은 사람보다 3년간 연 1.40%포인트나 많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출 갈아타기의 경우 △대출한도의 축소 여부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감안한 총비용 감소 여부 △대출 변경에 따른 혜택 축소 여부 등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2005년 2억원을 대출받아 투기지역에 6억원짜리 집을 산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당시만 해도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투기지역에선 6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에 대해 DTI가 40%를 넘을 수 없다.이는 연봉이 1억원이어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4000만원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이다.웬만한 고소득자가 아니고선 갈아탈 경우 투기지역에서 2억원짜리 대출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0.5∼2%에 달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도 내야 한다.근저당 설정비도 대출금의 0.7~1% 정도다.


◆단골 은행에서 대출받아라

대출을 받을 땐 한 은행과 꾸준한 거래를 통해 이자감면 요건을 갖춰 놓는 지혜도 필요하다.은행들은 기준 금리인 CD금리에 이자수익을 더해 최고금리를 정하고,여기에 우대항목에 따라 고객별로 금리를 깎아주면서 대출금리를 확정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주거래고객에게 0.2%포인트,거래실적 및 신용도에 따라 0.5%포인트를 우대하는 등 단골에게 대출금리를 최고 0.7%포인트까지 낮춰준다.또 무주택자에 대해선 0.5%포인트 감면해주고 연체하지 않을 경우 이자 일부를 환급해준다.우리은행도 만 20세 이하 3자녀(0.5%포인트),급여이체나 공과금이체ㆍ퇴직연금 가입(각 0.2%포인트),모바일 금융ㆍ카드발급(0.1%포인트) 등으로 최고 1.3%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해 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