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6월부터 모든 화학물질 등록...지금 준비 못하면 유럽시장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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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책 'REACH' 6월 1일부터 등록"등록하지 않으면 EU 시장도 없다(No data,no market)." 핀란드 화학산업협회의 한누 보르나모 회장은 유럽연합(EU)의 새로운 환경규제책인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의 중요성을 이같이 역설했다.그는 "REACH는 전세계 모든 기업들에 큰 도전"이라며 "충분히 REACH에 대비하지 못하면 유럽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ACH의 첫번째 단계인 사전등록 시행(6월1일)이 석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수출업체들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REACH는 EU가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모든 화학물질을 등록받은 뒤 유해성 여부를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이 절차에 따르지 않는 상품은 EU 시장에서 퇴출된다.
◆6월부터 사전등록 시작
이 제도의 적용 대상은 △벤젠이나 에틸렌,톨루엔,염산 같은 방향족과 화학 물질 △페인트나 잉크,토너,크레용,브레이크 라이닝 등 혼합물 △자동차 냉장고 장난감 등의 완제품내 화학물질까지 거의 전산업 분야가 해당된다.예를 들어 EU에 프레온가스가 쓰이는 냉장고나 브레이크 라이닝을 수출하려면 등록을 해야 한다.
REACH 규정에 따르면 유럽 역내에서 1t 이상 생산되거나 수입되는 모든 기존 화학물질에 대해 올 6월부터 11월까지 사전등록 절차가 진행되고,수입량과 위해성에 따라 주어진 기간 내 본 등록을 마쳐야 한다.본 등록은 올 12월 초부터 시작되며 △연간 1t 이상일 경우 2018년 5월 말까지 △100t 이상은 2013년 5월 말까지 △1000t 이상은 2010년 11월 말까지 완료해야 한다.본 등록 기간에 등록자는 물질의 일반정보와 위해성 실험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이를 바탕으로 ECHA는 이 화학물질이 안전하면 허가하고,그렇지 않으면 사용을 제한한 뒤 대체물질 개발을 명령한다.등록기관은 헬싱키에 본부를 둔 EU산하 유럽화학물질청(ECHA)이며 등록의무자는 EU 내에서 활동하는 화학물질 수입.생산업자나 법률적 대리인이다.ECHA의 헤르트 단세 이사장은 "제조자에서 소비자까지 공급망의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학물질이 인체와 환경에 안전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REACH의 목적"이라며 사전등록에 세계적으로 18만여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최소 600여개사가 대상
국내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에 어떤 화학물질들이 포함됐는지를 파악하고 화학물질이나 혼합물을 수출한다면 사전 등록을 서두르고,완제품 안에 화학물질이 포함됐다면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등록하지 못하면 해당 제품 수출이 불가능하므로 EU 내에서 활동하는 법률적 대리인을 구하는 게 좋다.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환경부 홈페이지(www.reach.m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환경부 REACH대응추진기획단의 유호 서기관은 "직간접적으로 EU에 수출하는 국내 1만5000여개사 중 석유 염료 안료 페인트 고무수지 생산 600여개사가 직접적인 등록 대상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등록준비 작업을 하고 있어 걱정이 없으나 제도 자체도 모르는 중소업체도 적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헬싱키=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