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섭 이사장 "기업이 블랙컨슈머 대응방안 마련"

"기업들이 소비자 불만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촉구하고 '블랙 컨슈머(악덕 소비자)'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최근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OCAP)의 2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오주섭 해태음료 대표(56)는 "소비자 문제에 관한 한 기업은 항상 약자"라며 이같이 말했다.OCAP는 기업의 입장에서 소비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결성된 사단법인으로 CCMS(소비자불만자율관리시스템) 인증도 내주고 있다.

오 이사장은 "소비자원은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마찰을 중재해야 하지만 실상은 소비자 말에만 귀를 기울이는 실정"이라며 "기업이 악덕 소비자에게 상처 입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농약 녹차'나 '우지 파동' 사건에서 기업의 잘못이 없는 것으로 판정났지만 관련 기업들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었습니다.한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보험 관련법의 맹점을 악용해 200여 회나 기름 부족으로 차를 멈추고 휘발유를 공급받기도 했습니다."

오 이사장은 소비자학에 대해 이론과 실무를 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려대에서 마케팅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오 이사장은 여러 대학에서 '소비자행동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자신이 경영하는 해태음료를 가장 모범적인 CCMS 인증 회사로 탈바꿈시킨 경험도 있다.

그는 2006년 6월 해태음료 대표에 취임한 뒤 생활인만족실(소비자 상담실)을 집무실 바로 옆에 설치하고,차장급 실장을 임명해 임원회의에 항상 참석토록 했다.

실장에게는 소비자 불만 사항을 연구개발에서 구매ㆍ생산ㆍ판매까지 전 사업 부문에 반영시키도록 관리 감독 권한을 줬다.그 결과 취임 후 33개 신제품을 출시해 1억병 이상 팔았지만 소비자 불만이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오 이사장은 "기업 대표들이 소비자 문제 담당자들에게 실질적인 역할과 권한을 줄 때 소비자 불만은 현격히 줄어든다"며 "OCAP 소속 150여 회원사들에 소비자 문제 담당자의 권한을 높여 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각종 세미나와 포럼 등을 통해 전국 기업들에도 CCMS를 구축,자정 능력을 갖추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