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Focus] 부결된 日 銀총재 후임 다나미 JBIC총재 지명

일본 정부는 19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다나미 고지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총재(68)를 임명키로 하고 18일 국회에 인사동의안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니미무라 기요히코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부총재로 임명하는 동의안도 함께 제출했다.국회는 이날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를 열어 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나 야당 측이 반대 입장을 밝혀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무토 도시로 일본은행 부총재를 총재 후임으로 하는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참의원 표결에서 야당이 "대장성 출신이 중앙은행까지 장악하면 재정과 금융 분리 원칙이 깨진다"며 반대표를 던져 무산된 바 있다.

일본은행 총재 임명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동의안이 처리돼야 하나 현재 참의원은 여소야대다.옛 대장성 차관 출신인 다나미 JBIC 총재는 집념이 강한 정책통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장성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주계국 차장과 세제를 담당하는 주세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6년 한때 내각부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나 다시 친정으로 복귀해 사무차관까지 지냈다.정부와 여당인 자민당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일본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야당 측이 신임 총재 인사안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의 야마오카 겐지 국회대책위원장은 "전 지명자와 마찬가지인 대장성 출신으로 동의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만약 국회에서 총재 인사안이 부결되면 일본은행은 부총재 대행 체제로 들어간다.이처럼 일본은행 총재 '공석'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면 경기 회복세가 꺾이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지도력도 타격을 받아 정국 혼란이 우려된다.

후쿠다 총리로선 야당의 반대를 뻔히 알면서 연이어 무리한 인사를 단행,정국 혼란을 불러왔다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조기 총선 문제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