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U-KAIST 내주 '최종담판'

양측 통합 요구조건 재검토 '재정' 조직문제 등 논의

한국정보통신대학(ICU)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다음 주 중 만나 통합을 위한 '최종담판'을 짓는다.ICU 관계자는 4일 "KAIST와 다음 주 중 만나 두 학교 간 통합 요구조건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CU는 이날 오전 서울 팰리스호텔에서 관계자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ICU는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KAIST와 통합을 추진키로 결정하고 통합 추진기구를 구성,오는 8월까지 통합을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남표 KAIST 총장이 최근 "직원 고용 승계 등 ICU 측의 무리한 요구와 정부 예산지원 여부 불투명 등 통합조건이 맞지 않아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해 통합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ICU 관계자는 "두 학교가 통합 요구조건을 정식으로 교환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일방적으로 통합논의 중단 선언을 듣기는 했지만 다시 만나 요구조건을 교환해 보는 게 순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통합논의를 주도해 온 이용훈 KAIST 공대 학장도 "못 만날 것이 뭐 있느냐"며 "다만 만난다면 세부 조건을 갖고 까다롭게 따지기보다는 마음을 탁 풀고 '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양측은 ICU 교직원.교수의 고용승계 여부와 독립성 부여 여부,재정 분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학장은 "우리가 통합을 받아들이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ICU를 적극 지원하고(재정문제) ICU와 KAIST가 '완전히 하나'가 돼야 한다(조직문제)"고 내세웠다. 이혁재 ICU 총장직무대행은 이에 대해 "KAIST가 걱정하는 재정문제는 이미 확보된 기금이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명문대로 자리잡은 ICU의 위상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까지만 협상할 방침"이라고 응했다.

만약 KAIST가 지나친 요구를 할 경우 통합논의를 결렬시키고 자립화로 돌아서겠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