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랜드로버 올뉴 프리랜더Ⅱ‥소리없이 고속 질주, 넘치는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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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번 달려볼까?" "와~!정말 대단한 걸.승차감도 세단처럼 아늑하고 편안하네."
지난 주말 랜드로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올뉴 프리랜더Ⅱ'는 말그대로 구세주였다.전날 새벽녁까지 당직을 서는 바람에 늦잠을 잤고 결국 친구 결혼식에 늦고 말았다.
결혼식이 끝나고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친구들 앞에 나타났더니 "(네가 갖고 온)차를 타보고 기분이 좋아지면 용서해 주겠다"고 한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친구들은 랜드로버의 선굵은 디자인에 벌써 반쯤 제압당한 뒤였다.큼지막한 헤드램프와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만들어 내는 깔끔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은 언제 봐도 카리스마 그 자체다.
일단 타자고 했다.
선루프를 열어 4월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차 안 가득히 채웠다.언짢던 친구들의 얼굴 표정에 기대감이 조금씩 번져 나갈 즈음 내부순환로를 달렸다.
올뉴 프리랜더Ⅱ에 달린 2.2ℓ급 터보 디젤엔진은 최고출력이 160마력이다.
동급의 다른 엔진보다 그다지 높지는 않다.그러나 가속성능을 나타내는 최대토크는 40.8㎏ㆍm로 배기량 3.0ℓ급을 능가한다.
앞서 달리던 차를 가볍게 제치고 전방을 향해 내달렸다.
환호성이 끝이 없었다.
뒷좌석은 어떠냐고 물었다.
넉넉한 공간에 편안한 승차감,14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클래식 음악….찬사가 이어졌다.
디젤 엔진차라고 하자 이렇게 조용한 디젤차가 있느냐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첨단기술인 HDC(hill descent control)를 시연할 기회도 있었다.
HDC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량의 속도가 시속 7㎞ 이하로 떨어져 안전을 확보해 주는 기능이다.
정말 그냥 내려가는 거냐고 묻기에 두 팔과 두 발을 들어 보여줬다.
저녁 식사 장소에 도착했더니 밥도 밥이지만 차를 좀 더 타자는 친구도 있었다.친구 결혼식에 늦은 죗값을 올뉴 프리랜더Ⅱ가 다 해 줬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