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다 컸는데 다시 취업 해볼까

청년층의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좁은 취업문 탓에 속을 태우고 있다.

특히 출산과 육아 등으로 한번 고용시장을 떠난 여성들이 다시 취업시장에 발을 들여놓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이런 상황에서 가계소득 안정을 도모하고 여성 구직난과 산업현장의 구인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부는 최근 '뉴스타트 2008 프로젝트' 등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나섰다.

전업주부들을 다시 취업전선으로 나서게 하겠다는 것.올해 약 3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28개 과정의 직업교육훈련과정을 개설하고 교육 수료자 중 70% 이상인 2000여명에게 일자리가 제공될 수 있도록 취업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노동부와 여성부,한국고용정보원 등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방법과 유망 직종을 살펴본다.

◆여성 재취업 유망직종은

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나이·경력·학력에 구애를 덜 받고 직업훈련을 통해 재진입이 가능한 55개 직업을 주부 재취업이 용이한 직업으로 선정했다.구체적으로 방과후 교사와 플로리스트,조리사,병원코디네이터,웨딩플래너 등이 출산 및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뒀던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재취업하기 쉬운 직업으로 꼽혔다.

이들 직업은 △교육 △판매·일반서비스 △문학·디자인·예술 △보건·복지 △상담 △요리·미용 △금융·보험·경영·사무 △기계·컴퓨터 등 8개 분야에 고루 분포돼 있다.

이 중 교육분야가 과학커뮤니케이터,독서논술지도사,매너서비스강사,보육교사,성교육강사,여성리더십강사,요가지도사,유아영어강사,체험학습강사,학습지교사,학원강사 등 17개로 가장 많았다.뒤를 이어 고객상담원,공인중개사,도배기능사,디지털사진편집가,번역사,베이비시터,쇼핑호스트,영업전문가,웨딩플래너,파티플래너,호텔리어 등 판매·일반서비스 분야 11개 직종이 추천됐다.

공예가,리폼디자이너,플로리스트 등 문학·디자인·예술분야 7개 업종과 무역사무원,보험·재무설계사,패션샵마스터 등 금융·보험·경영사무분야(5개 직업)와 웹디자이너·웹마스터,자동차검사원 등 기계·컴퓨터 분야(5개 직업)에서도 재취업 추천 직종이 많았다.

이 밖에 보건·복지 분야에선 병원코디네이터,간병인·케어복지사,결혼이민자도우미 등의 직업이 추천됐다.

상담분야의 미술치료사와 상담심리사,직업상담사와 요리·미용분야의 제과제빵사,조리사,피부관리사,헤어디자이너도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하기 용이한 분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이들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에 적합한 직종이 비정규직에 집중돼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반면에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게 노동부 측의 설명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경력단절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여성들의 재취업 욕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지만 노동시장 진입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대졸 경력단절 여성이 가장 취업을 원하는 직종은 총무사무원,경리사무원,간호사,미용사 등의 순이고 실제 가장 취업을 많이 하는 직종은 회계·경리 관련 사무직,경영 관련 사무직,보육교사 등의 순"이라고 말했다.

◆활용할 만한 정부 서비스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알음알음으로,'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재취업에 도전할 수도 있지만 정부가 시행 중인 각종 재취업 서비스를 활용하면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전국 51개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재취업에 대한 막연한 공포도 해소하고 필요한 자격증 취득교육이나 직업관련 예비교육 등을 받을 수 있다.

이달 후반부터는 여성부가 추진 중인 '전업주부 다시 일하기 지원' 프로젝트도 본격화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이 실시되면 특히 방과후 지도교사·전문간병인·생태환경지도사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 여성이 취업할 수 있도록 대학 등 전국 57개 여성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4월부터 연간 18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될 계획이다.

전산세무회계와 무역사무원,e쇼핑몰 창업 등 중소기업분야의 여성취업 유망직종 인력양성을 위해 주요 여성직업교육 훈련기관에서 연간 1100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실시된다.

이와 함께 전업주부가 원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여성 다시일하기 센터'도 지정·운영될 전망이다.

여성부는 장기적으로 구직을 원하는 여성에게 직접 찾아가 취업상담 등을 실시하는 취업설계사를 훈련·배치하는 '찾아가는 취업지원서비스'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여성부 관계자는 "앞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전업주부는 '여성 다시일하기 센터'를 통해 직업상담은 물론 직업설계와 직업의식교육,직업훈련,취업연계,사후관리까지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