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왜?] LA엔 LA갈비가 없다는데…

충무김밥,함흥냉면처럼 음식 앞에 지명이 붙으면 소비자들에게 쉽게 기억되고 신뢰감을 준다.

이런 연유로 LA갈비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유래한 것으로 흔히 알고 있다.그런데 정작 LA에는 LA갈비라는 정식 고기 명칭이나 상표가 없다.

왜 그럴까?

LA갈비의 유래에 대해선 몇 가지 설(說)이 있다.첫째,1980년대 LA에 사는 한인들이 소갈비를 가로로 잘라 양념한 뒤 석쇠에 구워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또 다른 설은 미국이 쇠고기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나온 마케팅 차원의 명칭이라는 것.미국인들이 잘 먹지 않는 소갈비를 한인이 많은 LA에 먼저 공급,수입육에 대한 한국인들의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LA갈비는 소 등뼈에서 갈비를 잘라 내는 방향에 의해 붙여진 명칭이다.

김성호 농협중앙회 축산팀장은 "갈비를 뼈 방향대로 길게 자르는 한국식과 달리 미국에선 뼈와 함께 잘라 측면을 뜻하는 영어 'lateral'의 약자를 따 LA갈비라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확히 말하면 LA산(産) 갈비가 아니고 'LA식(式) 갈비' 또는 'LA 절단 갈비'란 얘기다.이렇게 떼 낸 갈비를 절단기로 뼈와 함께 얇게 썰어서 판매했다.

1980년대 미국 한인들이 이런 갈비를 먹으면서 LA갈비로 불렀고 이를 국내에선 지명 LA로 오인한 것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