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현장을 가다] (4)에프앤피 … 700g에 10만원 기능성 쌀 '홍국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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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마니(80㎏)에 넣어 산다면 무려 700만원을 줘야 하는 쌀이 있다.
경차 한 대 값에 달하는 이 쌀의 이름은 '홍국미'.㈜에프앤피(대표 김신제.42)는 기능성 쌀인 홍국미를 생산하는 바이오벤처기업.사장을 포함,임직원 28명 중 생산직 사원은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연구인력으로 홍국미 외에도 바이오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
홍국미는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일반 쌀에 붉은 누룩인 홍국균주를 접종시킨 후 20일 정도 발효시켜 생산한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홍국에 들어있는 천연물질 모나콜린K(Monacolin-K)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고지혈증 예방 및 치료,혈액순환 개선,혈압 강하 및 혈당 조절 등의 기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홍국균 특유의 붉은 색을 띠는 이 쌀을 일반 쌀에 10~20% 섞어 하루에 세 끼를 먹으면 모나콜린K의 1일 권장량인 4~8㎎을 섭취할 수 있다.
이 회사의 '홍국미'는 전량 다국적 주방용기 회사인 타파웨어(Tupperware)의 방문판매 채널을 통해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가격은 600g에 5만2000원.일본 수출품은 700g에 10만원에 팔린다.
일반 쌀의 44배에 이른다.
에프앤피를 설립한 김신제 사장은 네 명의 아이를 둔 여성 벤처기업인.그는 서울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의 UC 데이비스에서 3년간 박사후 연구과정을 거쳤다.귀국 후 서울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 2000년 바이오니아의 자회사인 한 벤처기업의 기술연구소장과 대표이사를 거쳤다.
2002년 김 사장은 회사 대주주와의 마찰로 회사를 나온 뒤 보유 중이던 주식 등으로 자신이 개발을 주도한 홍국미의 무형자산권과 영업권 등을 사들여 에프앤피를 창업했다.
창업 당시에 이미 몇몇 바이오 벤처업체들이 홍국미를 생산,판매하고 있었지만 일반 쌀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김 사장은 기능성 식품의 특성상 회원제 판매나 방문 판매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마침 플라스틱 주방용품 외에 새로운 영역의 제품을 찾고 있던 타파웨어의 이해와 맞아떨어져 2002년 9월 납품계약을 맺었다.
홍국미에 들어 있는 모나콜린K의 질도 대폭 높였다.
기존 홍국미에는 '활성형 모나콜린K'의 양이 '비활성형 모나콜린K'의 0.2~0.8배에 불과했으나 에프앤피는 이를 1.8~1.9배까지 높였다.
'비활성형 모나콜린K'는 활성화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간에 부담을 주는 반면 '활성형 모나콜린K'는 인체에 바로 흡수돼 간에 부담이 적고 효능도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또 홍국균이 생산하는 독소물질 '시트리닌'(citrinin)도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튼튼한 유통망과 우수한 품질이 확보되자 사업은 순항했다.
2006년에는 22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4억원을 넘었다.
일본 시장에서도 10억원어치가 팔려나갈 정도로 반응이 좋아 수원의 조그만 빌딩 2층에 마련한 공장을 가지고는 납기일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김 사장은 공장을 확장하고 사옥을 짓기 위해 개인 자금으로 충청북도 증평군에 부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은행에 공장 부지를 담보로 내놔도 번번이 대출을 거절당해 사옥과 공장을 지을 수 없었다.
이에 김 사장이 찾은 곳은 기술보증기금.처음 보증을 신청할 때만 해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홍국미를 최초로 한 벤처회사에 기보가 기술평가 보증을 섰는데 이 회사가 대출을 갚지 못하고 부도가 났던 만큼 홍국미의 사업성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김 사장은 "기보 측에서 기술평가를 위해 회사를 방문했을 때 홍국미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평가 담당자들이 우리 기술의 우수성과 홍국미의 시장성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보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프앤피는 기보가 보증을 서준 돈 13억원으로 지금의 사옥과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기보와의 인연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2007년 12월 기보가 에프앤피에 10억원을 직접 투자해 이 회사의 지분 9.23%를 인수한 것이다.
당시 투자를 담당했던 기보 청주기술평가센터 유동호 박사는 "매출액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순이익이 매출액의 30%나 돼 성장성과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재무상태가 양호하고 사장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홍국 국수,홍국 보리,홍국 현미 등의 신상품을 곧 출시하는 만큼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김 사장은 "농업이야말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앞으로는 바이오원자재 사업이 회사의 미래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사막에서 자랄 수 있는 유채를 이미 개발했으며 불모지나 유휴지에서 대량 재배에 성공한다면 보다 경제성 있는 바이오 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평=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경차 한 대 값에 달하는 이 쌀의 이름은 '홍국미'.㈜에프앤피(대표 김신제.42)는 기능성 쌀인 홍국미를 생산하는 바이오벤처기업.사장을 포함,임직원 28명 중 생산직 사원은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연구인력으로 홍국미 외에도 바이오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
홍국미는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일반 쌀에 붉은 누룩인 홍국균주를 접종시킨 후 20일 정도 발효시켜 생산한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홍국에 들어있는 천연물질 모나콜린K(Monacolin-K)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고지혈증 예방 및 치료,혈액순환 개선,혈압 강하 및 혈당 조절 등의 기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홍국균 특유의 붉은 색을 띠는 이 쌀을 일반 쌀에 10~20% 섞어 하루에 세 끼를 먹으면 모나콜린K의 1일 권장량인 4~8㎎을 섭취할 수 있다.
이 회사의 '홍국미'는 전량 다국적 주방용기 회사인 타파웨어(Tupperware)의 방문판매 채널을 통해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가격은 600g에 5만2000원.일본 수출품은 700g에 10만원에 팔린다.
일반 쌀의 44배에 이른다.
에프앤피를 설립한 김신제 사장은 네 명의 아이를 둔 여성 벤처기업인.그는 서울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의 UC 데이비스에서 3년간 박사후 연구과정을 거쳤다.귀국 후 서울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 2000년 바이오니아의 자회사인 한 벤처기업의 기술연구소장과 대표이사를 거쳤다.
2002년 김 사장은 회사 대주주와의 마찰로 회사를 나온 뒤 보유 중이던 주식 등으로 자신이 개발을 주도한 홍국미의 무형자산권과 영업권 등을 사들여 에프앤피를 창업했다.
창업 당시에 이미 몇몇 바이오 벤처업체들이 홍국미를 생산,판매하고 있었지만 일반 쌀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김 사장은 기능성 식품의 특성상 회원제 판매나 방문 판매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마침 플라스틱 주방용품 외에 새로운 영역의 제품을 찾고 있던 타파웨어의 이해와 맞아떨어져 2002년 9월 납품계약을 맺었다.
홍국미에 들어 있는 모나콜린K의 질도 대폭 높였다.
기존 홍국미에는 '활성형 모나콜린K'의 양이 '비활성형 모나콜린K'의 0.2~0.8배에 불과했으나 에프앤피는 이를 1.8~1.9배까지 높였다.
'비활성형 모나콜린K'는 활성화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간에 부담을 주는 반면 '활성형 모나콜린K'는 인체에 바로 흡수돼 간에 부담이 적고 효능도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또 홍국균이 생산하는 독소물질 '시트리닌'(citrinin)도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튼튼한 유통망과 우수한 품질이 확보되자 사업은 순항했다.
2006년에는 22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4억원을 넘었다.
일본 시장에서도 10억원어치가 팔려나갈 정도로 반응이 좋아 수원의 조그만 빌딩 2층에 마련한 공장을 가지고는 납기일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김 사장은 공장을 확장하고 사옥을 짓기 위해 개인 자금으로 충청북도 증평군에 부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은행에 공장 부지를 담보로 내놔도 번번이 대출을 거절당해 사옥과 공장을 지을 수 없었다.
이에 김 사장이 찾은 곳은 기술보증기금.처음 보증을 신청할 때만 해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홍국미를 최초로 한 벤처회사에 기보가 기술평가 보증을 섰는데 이 회사가 대출을 갚지 못하고 부도가 났던 만큼 홍국미의 사업성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김 사장은 "기보 측에서 기술평가를 위해 회사를 방문했을 때 홍국미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평가 담당자들이 우리 기술의 우수성과 홍국미의 시장성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보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프앤피는 기보가 보증을 서준 돈 13억원으로 지금의 사옥과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기보와의 인연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2007년 12월 기보가 에프앤피에 10억원을 직접 투자해 이 회사의 지분 9.23%를 인수한 것이다.
당시 투자를 담당했던 기보 청주기술평가센터 유동호 박사는 "매출액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순이익이 매출액의 30%나 돼 성장성과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재무상태가 양호하고 사장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홍국 국수,홍국 보리,홍국 현미 등의 신상품을 곧 출시하는 만큼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김 사장은 "농업이야말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앞으로는 바이오원자재 사업이 회사의 미래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사막에서 자랄 수 있는 유채를 이미 개발했으며 불모지나 유휴지에서 대량 재배에 성공한다면 보다 경제성 있는 바이오 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평=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