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뛰는데 소비는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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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올 22% 상승에도 車운행 늘고
중ㆍ대형차 판매증가율 소형차의 4배 달해
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지만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정신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차량 운행은 늘고 있고 대형 차량 선호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기름값이 비싸지고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비가 높은 소형차의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선진국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남산 1ㆍ3호 터널을 이용하는 자가용 수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터널 이용대수는 △1월 8만8715대 △2월 9만766대 △3월 9만1055대 △4월 9만2212대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작년 같은 기간의 이용객수 △1월 9만99대△2월 9만526대△3월 9만1797대△4월 9만1016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1월 초 ℓ당 1422.07원 수준이던 휘발유 가격이 지난달 말 1732.16원으로 21.8%나 오른 것을 감안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도 줄고 있다.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고 있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올 1분기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객수는 388만3000명을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의 이용객수(393만9000명)보다 5만6000명 줄어들었다.
서울메트로 측은 고유가시대를 맞아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수가 늘어나면서 경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거꾸로 나타났다.
중ㆍ대형 승용차 선호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올 들어 4월까지 내수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 등 중형차(배기량 1600cc 이상~2000cc 미만)와 제네시스 등 대형차(2000cc 이상)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난 14만2139대가 팔렸다.
승용차시장 전체의 판매 증가율 9.1%보다 빠른 증가세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율이 중형차는 30.9%,대형차는 18.4%로 전체 증가율(11.8%)을 웃돌았다.
이에 비해 현대차 클릭과 기아자동차 프라이드를 비롯한 소형차(배기량 1000cc 이상~1500cc 미만)는 4월까지 1만5528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3.1%에 그쳤다.
현대차 아반떼 등 준중형차(배기량 1500cc 이상~1600cc 미만)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4.4% 감소했다.
기아차 뉴모닝이 나오면서 급증하던 경차(배기량 1000cc 미만) 판매도 3월에 비해 지난달에는 12.4% 줄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올 들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7% 줄었지만 소형차의 판매대수는 8.7% 늘어났고 프랑스도 1분기 소형차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10.9% 증가하는 등 선진국에서는 소형차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차를 사는 고객도 20% 이상이 중형차를 택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진 것을 중ㆍ대형차 판매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형차 판매를 늘리려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도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2015년까지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2007년 대비 25%,2020년까지는 40% 높이도록 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 대해서는 고액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2012년까지 차량의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의 소형차 수준인 120~130g으로 낮추도록 해 각 자동차 업체가 소형차 판매 비중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15년까지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2004년보다 15% 높일 것을 정부가 업계에 권고한 것이 전부다.경차와 소형차가 주로 해당되는 연비 1등급(15.0㎞/ℓ)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은 지난 4일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조성근/유승호 기자 truth@hankyung.com
중ㆍ대형차 판매증가율 소형차의 4배 달해
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지만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정신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차량 운행은 늘고 있고 대형 차량 선호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기름값이 비싸지고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비가 높은 소형차의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선진국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남산 1ㆍ3호 터널을 이용하는 자가용 수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터널 이용대수는 △1월 8만8715대 △2월 9만766대 △3월 9만1055대 △4월 9만2212대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작년 같은 기간의 이용객수 △1월 9만99대△2월 9만526대△3월 9만1797대△4월 9만1016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1월 초 ℓ당 1422.07원 수준이던 휘발유 가격이 지난달 말 1732.16원으로 21.8%나 오른 것을 감안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도 줄고 있다.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고 있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올 1분기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객수는 388만3000명을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의 이용객수(393만9000명)보다 5만6000명 줄어들었다.
서울메트로 측은 고유가시대를 맞아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수가 늘어나면서 경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거꾸로 나타났다.
중ㆍ대형 승용차 선호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올 들어 4월까지 내수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 등 중형차(배기량 1600cc 이상~2000cc 미만)와 제네시스 등 대형차(2000cc 이상)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난 14만2139대가 팔렸다.
승용차시장 전체의 판매 증가율 9.1%보다 빠른 증가세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율이 중형차는 30.9%,대형차는 18.4%로 전체 증가율(11.8%)을 웃돌았다.
이에 비해 현대차 클릭과 기아자동차 프라이드를 비롯한 소형차(배기량 1000cc 이상~1500cc 미만)는 4월까지 1만5528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3.1%에 그쳤다.
현대차 아반떼 등 준중형차(배기량 1500cc 이상~1600cc 미만)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4.4% 감소했다.
기아차 뉴모닝이 나오면서 급증하던 경차(배기량 1000cc 미만) 판매도 3월에 비해 지난달에는 12.4% 줄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올 들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7% 줄었지만 소형차의 판매대수는 8.7% 늘어났고 프랑스도 1분기 소형차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10.9% 증가하는 등 선진국에서는 소형차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차를 사는 고객도 20% 이상이 중형차를 택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진 것을 중ㆍ대형차 판매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형차 판매를 늘리려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도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2015년까지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2007년 대비 25%,2020년까지는 40% 높이도록 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 대해서는 고액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2012년까지 차량의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의 소형차 수준인 120~130g으로 낮추도록 해 각 자동차 업체가 소형차 판매 비중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15년까지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2004년보다 15% 높일 것을 정부가 업계에 권고한 것이 전부다.경차와 소형차가 주로 해당되는 연비 1등급(15.0㎞/ℓ)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은 지난 4일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조성근/유승호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