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조지소로스 "신용위기 최악 지났지만 실물경제 충격 이제 시작"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77)는 "신용위기가 최악을 지났지만 그로 인해 실물경제가 받는 충격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기침체 여파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며 이후 10여년간 성장률도 연 1~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최근 뉴욕 증시에 대해서도 "베어마켓 랠리(약세 추세에서 일시적 상승장)에 불과하다"며 "다시 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소로스는 7일 미 외교협회(CFR) 연설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용위기가 최악을 지났다는 평가가 많은데."신용위기나 금융위기는 최악을 지났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실물경제가 받은 충격은 이제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간에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로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은 막았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받을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본다."

―미 경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집값이 급속히 올랐듯이 급속히 하락할 것이다.

어떤 정책적 노력도 이를 막을 수는 없다.

집값 하락 및 이에 따른 주택 압류 사태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미 경제가 그럭저럭 침체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내년까진 충격에서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 이후에도 10여년간 성장률이 연 1~2%에 머물 공산이 크다."

―미 경제가 1990년대의 일본을 답습할 것이란 견해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당시 일본 금융회사들은 부실 자산을 감당하지 못했다.

반면 현재 미국 금융회사들은 부실 자산을 발빠르게 상각처리하고 있다.

상각이 과도하다는 느낌이 있을 정도다.

이 점이 큰 차이다."

―뉴욕증시가 최근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데.

"다우지수는 지난 3월10일 이후 10% 올랐다.

이는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

실물경제의 충격을 반영해 증시도 다시 올해 초의 저점을 테스트하러 나설 것으로 본다.

증시에 대한 시각을 '중립'에서 최근 '매도우위'로 바꿨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를 중단할 것임을 시사했다.

"잘한 일이다.

FRB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춘다면 달러화 약세를 초래해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본다.

FRB가 연 2.0%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기로 한 것은 달러화에 숨돌릴 기회를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고공행진 중인 유가 및 상품 가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자재 시장에는 기본적으로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

―국부펀드에 대한 견해는.

"아시아 국부펀드는 미 금융회사 경영을 안정시키는 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다만 국부펀드의 속성상 정치적 입김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어떤 기준을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