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대전] 자산 307조·세계 60위권 금융사‥우리금융 M&A, 업계판도 바꾼다

우리금융지주는 자산 규모만 307조원이 넘는 세계 60위권 금융회사다.

우리은행과 경남,광주은행은 물론 우리투자증권까지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뿐만 아니라 30대 대기업 중 절반이 넘는 16곳의 주거래 은행이기도 하다.

기업금융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카드의 경우 총 회원만 880만명에 달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8%에 육박하고 있고 우리금융이 1대 주주인 우리투자증권도 업계 1위권에 랭크돼 있다.현대건설과 하이닉스 등 이미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는 우량 기업들의 지분도 각각 14.4%와 8.0%를 보유,이들 지분의 매각만으로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금융권은 물론 산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덩치가 역설적으로 민영화에 장애가 될 정도다.실제로 우리금융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정부가 대주주 지분을 취득했지만 덩치가 워낙 커 민영화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우리금융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방침이었지만 2004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7%가량의 지분만 파는 데 그쳤다.

지분 블록세일 등 여러 방안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올해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산업.기업은행과 함께 묶어서 파는 이른바 '메가뱅크' 논의가 무성해지면서 우리금융 민영화는 올스톱된 상태다.

더구나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우리은행장에 대한 교체 방침과 함께 후임자 인선 작업으로 민영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그러나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일단락되는 대로 상반기 중 민영화 계획을 내놓을 방침이어서 은행권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특히 정부 보유 민간 기업 지분을 최대한 빨리 매각한다는 방향을 설정해 두고 있어 우리금융 매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더구나 우리금융의 경우 조기 민영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큰 데다 정부로서도 공적자금 회수를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최대 관심은 정부가 세계적인 금융기관을 육성한다는 전략적 방향을 세워둔 상황에서 과연 어떠한 매각 조건을 내걸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시장 포화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고, 추가적인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어서 우리금융을 얻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을 규정한 금산분리 원칙이 상당부분 완화되면서 국내 은행은 물론 연기금과 사모펀드(PEF) 등 다양한 인수 주체들이 우리금융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많은 국내 은행들이 외국 자본에 넘어간 상황에서 우리금융만이라도 국내 자본 소유로 가야 한다는 여론도 민영화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