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Auto가 만난 사람]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유럽형 중형세단 '올 뉴 몬데오' 젊은층서 돌풍 기대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48)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어떻게 하면 차를 많이 팔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신차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있다.

홈쇼핑채널을 통해 판매된 SUV 뉴이스케이프 2.3 XLT가 ‘대박’을 터뜨리는 등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까닭이다.포드의 유럽법인인 포드유럽이 최근 내놓은 중형 디젤세단 올 뉴 몬데오도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한국에서도 잘 팔릴 것이란 예감은 들지만,올해 공급받기로 한 것은 200대에 불과하다.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 실적의 1.5배로 잡은 올해 목표 3000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공급만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욕심을 더 내볼 만도 한데….몬데오와 뉴이스케이프 등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시장에서 워낙 인기 있는 차종들이라 물량을 따내기가 쉽지 않네요.”

뉴이스케이프 2.3 XLT는 1차 홈쇼핑 판매 때 850대가 가계약된 뒤 소비자 상담을 거쳐 최종적으로 150대가 판매됐다.2차 세일에선 1000대가 가계약된 상태다.1차 판매 때의 계약 성사율을 고려하면 170대 정도는 팔 수 있을 것으로 정사장은 기대했다. “올 뉴 몬데오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시키려고 개발한 차입니다.이름은 포드지만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고급스런 유럽형 세단이죠.국내에선 폭스바겐의 파사트 2.0 TDI와 메르세데스벤츠 C220 CDI 등이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봅니다.탁월한 주행성능과 품격을 함께 갖춘 차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하려는 20,30대 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벌일 생각입니다.”

정 사장은 포드코리아의 산 증인이다.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과 반도체웨이퍼를 생산하던 미국계 몬산토케미컬을 거쳐 1992년 한국시장 개발담당 매니저로 포드와 인연을 맺었다.

1995년 포드코리아가 설립되면서 영업ㆍ마케팅 이사를 맡아 1999년 상무로 승진한 뒤 2001년 첫 한국인 사장으로 선임됐다. “15년 넘게 한 우물을 파왔는데 지금은 급격한 변화의 시기로 보입니다.혁신적이라 할 만큼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지난해 5%를 넘어선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시기인 거죠.”

오랜 기간 마케팅을 해온 탓에 정 사장은 시장 흐름에 누구보다 민감하다.또 마케팅 전략은 철저하게 시장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가 2005년 대형 세단 파이브헌드레드(현재 차명은 토러스) 판매에 나서며 ‘고성능 세단’ ‘럭셔리 세단’이 아니라 ‘골프백 8개가 들어가는 널찍한 트렁크 공간을 가진 세단’을 마케팅 컨셉트로 잡은 것은 유명한 사례다.대형 수입세단 시장이 유럽차 중심으로 흘러가던 시절,소비자 관심을 끌 만한 ‘뭔가’를 찾던 그는 골프 수요가 급격히 늘어 나는것을 보고 이같은 컨셉트를 잡았고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정사장은 올해를 포드가 수입차시장에서 입지를 높일 절호의 기회로 내다봤다.괜찮은 차량을 적기에만 내놓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올뉴몬데오에 이어 6월 에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S맥스를 들여오고 하반기에 링컨브랜드를대표하는 고급 세단인 MKS를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S맥스는 스포츠카의 다이내믹한 성능과 다목적 차량(MPV)의 실용성을 겸비한 디젤 차량으로 국내에선 5인승과 7인승 두가지 모델이 판매된다.

내년하반기에는 2000만원 대중소형세단 포커스도 팔 계획이다.포커스는 영국에서 베스트셀링카 기록을 세운 인기모델이다.

아들 하나를 둔 정 사장의 취미는 골프.주말엔 부인과 함께 지내려고 애쓰지만 골프 때문에 쉽지는 않다.부인과 둘이서 가끔 영화보러 다니는 재미도 괜찮다고 했다.지난 겨울엔 거의 타지 못했지만 스키도 수준급이다.인하대 기계공학과와 미국 피츠버그대 MBA를 마쳤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