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진짜 원하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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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원 < 프로바둑기사·방송인 myung0710@naver.com >
"누나 왜 여자들은 볼 때마다 '나 요즘 살 많이 쪘어'라고 그래? 내가 보기엔 늘 비슷한데."한 달 전 잘 아는 동생이 던진 질문이다.
난 그 말을 듣자마자 "하하하~!" 웃었다.
이 동생은 이성으로 만난 여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알고 지내는 지인들을 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그렇다.
여자들이 모이면 길든 짧든 화제가 되는 대화가 '그놈의 살'에 관한 얘기다.
여성들에게는 "예뻐졌다"라는 말 못지 않게 "날씬해졌네~"란 말도 환영받는 인사말이다.동생의 의문은 당연하다.
그녀들이 '요즘 또 갑자기 살쪘어'라고 말한 횟수만큼 살쪘으면 아마 뚱뚱해서 걷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번 그렇게 말하는 여자들의 심리는 뭘까.바둑을 둘 때 상대방의 수를 분석하고 다음 착점에 따른 변화를 수없이 그리는 나로서는 동생의 물음을 듣자마자 그 말의 여러 가지 의미를 동시다발적으로 떠올렸다.
첫째,정말 살이 많이 쪄서 위로받고 싶음.이는 다이어트를 안 하거나 못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과식을 하면 살이 쪘다가 음식량을 줄이면 본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둘째,위안이나 확인받고 싶음.전에 봤을 때보다 살이 쪘는지 여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순발력 있게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셋째,상대를 불문하고 '나는 원래 더 예쁘다'를 인식시키고 싶음.예뻐지고 싶은 것은 여자들의 욕망이다.
멋을 한껏 내고 나온 날이어도 "오늘 대충 하고 나왔어"라고 말하며 상대방에게는 "그래도 예뻐"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넷째,살이 빠졌을 때는 자랑 같아서 살이 빠졌다고 말을 못하거나 안함.살이 빠졌을 때는 예뻐졌다는 말을 즐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시기로 "살빠져서 그래"라는 대답보다는 '역시 난 원래 좀 괜찮지?'란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가장 예쁜 모습이 나에게는 보통 때도 그정도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동생의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왜 그런지를 알려고 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어떤 말을 듣고 싶어한다면 그 말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이런 말은 어떨까.
"네가 뺄 살이 어디 있어~" "지금이 딱 좋아."
요즘 내게 "나 요즘 펀드 손실률이 살쪘어 ㅠㅠ"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대체로 작년 최고점에서 물린 사람들이다.
문득 "괜찮아,잘 될거야~"란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누나 왜 여자들은 볼 때마다 '나 요즘 살 많이 쪘어'라고 그래? 내가 보기엔 늘 비슷한데."한 달 전 잘 아는 동생이 던진 질문이다.
난 그 말을 듣자마자 "하하하~!" 웃었다.
이 동생은 이성으로 만난 여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알고 지내는 지인들을 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그렇다.
여자들이 모이면 길든 짧든 화제가 되는 대화가 '그놈의 살'에 관한 얘기다.
여성들에게는 "예뻐졌다"라는 말 못지 않게 "날씬해졌네~"란 말도 환영받는 인사말이다.동생의 의문은 당연하다.
그녀들이 '요즘 또 갑자기 살쪘어'라고 말한 횟수만큼 살쪘으면 아마 뚱뚱해서 걷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번 그렇게 말하는 여자들의 심리는 뭘까.바둑을 둘 때 상대방의 수를 분석하고 다음 착점에 따른 변화를 수없이 그리는 나로서는 동생의 물음을 듣자마자 그 말의 여러 가지 의미를 동시다발적으로 떠올렸다.
첫째,정말 살이 많이 쪄서 위로받고 싶음.이는 다이어트를 안 하거나 못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과식을 하면 살이 쪘다가 음식량을 줄이면 본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둘째,위안이나 확인받고 싶음.전에 봤을 때보다 살이 쪘는지 여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순발력 있게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셋째,상대를 불문하고 '나는 원래 더 예쁘다'를 인식시키고 싶음.예뻐지고 싶은 것은 여자들의 욕망이다.
멋을 한껏 내고 나온 날이어도 "오늘 대충 하고 나왔어"라고 말하며 상대방에게는 "그래도 예뻐"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넷째,살이 빠졌을 때는 자랑 같아서 살이 빠졌다고 말을 못하거나 안함.살이 빠졌을 때는 예뻐졌다는 말을 즐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시기로 "살빠져서 그래"라는 대답보다는 '역시 난 원래 좀 괜찮지?'란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가장 예쁜 모습이 나에게는 보통 때도 그정도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동생의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왜 그런지를 알려고 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어떤 말을 듣고 싶어한다면 그 말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이런 말은 어떨까.
"네가 뺄 살이 어디 있어~" "지금이 딱 좋아."
요즘 내게 "나 요즘 펀드 손실률이 살쪘어 ㅠㅠ"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대체로 작년 최고점에서 물린 사람들이다.
문득 "괜찮아,잘 될거야~"란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