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민생대책 첫번째는 물가잡기

유가 급등의 여파(餘波)로 하루하루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는 서민들과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이 하나둘이 아니라고 한다.

무엇보다 휘발유 가격을 앞지른 경유값으로 운송업자들과 주로 트럭을 생업수단으로 삼는 소규모 자영상인들은 거의 생업을 포기하는 지경이라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당장 공공요금을 비롯한 물가 상승 압력을 덜고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뾰족한 대책이 별로 없다는 게 고민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고유가로 고통받고 있는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원칙론을 언급하는데 그친 것도 현 상황에서 딱부러지는 대안을 찾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정부가 즉시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는 유류세 인하, 영세사업자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급 연장,영세 서민에 소위 에너지 바우처로 불리는 에너지 대금용 쿠폰을 지급하는 정도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단기 대증요법에 불과해 자칫하면 내성만 키울 우려가 크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단기대책 이외에도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은 물론 서민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 종합대책을 차제에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구체적으로는 에너지 수급 및 가격정책과 경유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이와함께 관련 세제 개편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의 부담을 구조적으로 덜어주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법인세율을 내리는 등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 제출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이와 관련, 여당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라면 등 일부 생필품에 대한 한시적 부가가치세 면제, 취약계층 근로자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등도 서민생활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의 민생대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 탁상공론(卓上空論)이 아닌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