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면 '명품 지름신' 온다?

영화.드라마속 주인공 들고만 나오면 '불티'

지난 5일 영화 '섹스 앤드 더 시티'가 개봉된 이후 갤러리아,신세계 등 백화점 구두 매장에 문의전화가 쇄도했다.주인공 캐리(사라 제시커 파커 분)가 신고 나온 '마놀로 블라닉' 구두에 대한 것이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영화에 나온 '주얼리 펌프스'(124만원)는 겨울상품이어서 지금은 신을 수 없지만 하루 10여통의 문의전화가 온다"며 "아예 그동안 드라마에 등장했던 구두 16종을 따로 모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드'(미국 드라마의 속칭)와 국내 TV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지녔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명품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지난달 중순 종영된 SBS 드라마 '온 에어'의 주인공들이 착용했던 명품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제품은 구할 수도 없는 사태까지 빚고 있다.

극 중 송윤아가 입고 나왔던 '시바이클로에'의 아이스크림 티셔츠는 최근 품절됐다.

명노현 신세계백화점 명품 바이어는 "지난 13일 시바이클로에가 브랜드 세일에 들어가자 사흘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며 "계속해서 주문 요청이 들어와 물량이 더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갤러리아 압구정 본점에 입점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고야드'도 송윤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온 에어'에서 송윤아가 들고 나온 쇼퍼백 '생 루이'(사진)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다른 제품까지 매출이 덩달아 급증했기 때문.유민정 해외상품팀 바이어는 "지난해 3월 입점한 이후로 월 평균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드라마가 방영되던 지난 4월에는 7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80%에 달했다"고 전했다.

명품 열풍에는 케이블TV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서인영의 카이스트'에서 극 중 서인영이 입고 나오는 옷과 구두,선글라스 등이 인터넷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트렌드 리포트 필 시즌2'와 '백만장자의 쇼핑백' 등은 연예인들이 지녔던 명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