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언니 고마워요"…88년 용띠들 '세리크지' 美LPGA 주력으로 부상

미국 LPGA투어에서 '박세리 키즈(kids)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박세리 키즈'는 10년 전 박세리(31)가 맥도널드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던 장면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며 고사리손으로 골프채를 쥐었던 1988년생 골프 지망생을 일컫는다.제63회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박인비(20)는 '박세리 키즈'의 전형이다.

박인비는 한국에 19세 안팎의 좋은 선수들이 많은 이유를 외신기자들이 묻자 "우리는 대부분 1988년에 태어났는데 아마 거의 박세리 선배 때문에 골프를 시작했다.

박 선배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박인비와 같은 1988년생 용띠들 가운데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김송희(휠라코리아),김인경(하나금융),오지영(에머슨퍼시픽),민나온,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재미교포 안젤라 오 등이다.

한국에서 '1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신지애(하이마트)도 이들과 동갑인 '박세리 키즈'의 일원이다.

1988년생은 아니지만 이선화(22.CJ),이지영(22.하이마트),지은희(22.휠라코리아),최나연(21.SK텔레콤),박희영(21.하나금융) 등도 박세리를 역할 모델로 삼은 선수들이다.한국은 '투어 1세대 골퍼'들의 기량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최근 10개월여 동안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으나 이달 들어 이선화-지은희-박인비 등이 3승을 합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력 선수들이 '박세리 키즈'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인비는 "1998년 박세리 선배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이틀 후 골프에 입문했다.그래서 더욱 이번 우승이 특별한 것 같다.

저를 포함해 스무살인 선수 8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는데 모두 잘 한다.

아마 그들이 앞으로 미국LPGA투어에서 큰 활약을 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